'주머니 손' 中 국장, 日 기업 만나선 "안심하고 사업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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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머니 손' 中 국장, 日 기업 만나선 "안심하고 사업하라"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의 '대만 유사시 개입' 발언으로 중일 관계가 악화한 가운데, 중국 고위급 외교 인사가 중국 내 일본 기업에 "안심하고 사업 활동을 하면 좋겠다"는 취지의 말을 한 것으로 전해졌다. 연합뉴스는 30일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을 인용해 "류진쑹 중국 외교부 아주사 사장(아시아 국장)이 지난 18일 랴오닝성 다롄에 있는 일본계 기업 거점을 시찰했다"며 "그는 기업 책임자로부터 중국 사업 현황에 대한 설명을 들었고, 시찰을 마칠 때는 포옹하며 우호적 분위기를 연출했다"고 보도했다.



이날 앞서 류 국장은 베이징에서 가나이 마사아키 일본 외무성 아시아대양주국장과 만나 국장급 협의를 진행했었다. 당시 중국 측은 다카이치 총리의 '대만 유사시 개입' 관련 발언을 즉각 철회해야 한다는 기존 입장을 재확인했다.


이때 중국 관영매체 CCTV 계열 사회관계망서비스(SNS) 계정 '위위안탄톈'에는 두 국장의 회동 직후 장면이 담긴 영상이 게시됐다. 영상 속에서 류 국장은 한 손을 주머니에 넣은 채 굳은 표정으로 가나이 국장을 내려다보고, 가나이 국장은 고개를 숙인 채 상대의 발언을 듣는 모습을 보였다. 이에 일본 입장에서는 굴욕적으로 비칠 수 있다는 반응이 나왔다. 특히 해당 영상이 중국의 CCTV SNS에 게시된 점으로 미뤄 중국 측이 의도적으로 영상을 공개하고 확산하려 했다는 평가가 나왔다.


그런데 류 국장이 같은 날 일본 기업들을 만나선 다소 유화적인 태도를 비췄다는 것이다. 이를 두고 닛케이는 "중국은 현시점에서는 중일 간 정치 대립이 중국 내 생산·판매 활동으로 번지지 않기를 바라는 것으로 보인다"며 "중국 경제는 심각한 내부 부진에 직면했고 외국 기업 투자도 저조하다"고 분석했다.


닛케이는 또 중국 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 기고를 통해 다카이치 총리를 강하게 비판했던 우장하오 주일 중국대사가 지난 28일 도쿄에서 일본 재계 단체인 게이단렌(일본경제단체연합회)의 쓰쓰이 요시노부 회장과 만난 점에도 주목했다. 닛케이는 "이번 만남은 우 대사 요청으로 이뤄졌으며, 양측은 중일 경제·비즈니스 교류 중요성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다만 양국의 갈등은 문화·교류 분야에서 가시화되고 있다. 앞서 중국이 일본 여행·유학 자제령을 내리면서 중국 항공사들이 일본행 항공편 900여 편을 줄인 것으로 나타났다. 또 일본 가수 하마사키 아유미는 지난달 29일 상하이에서 콘서트를 개최할 예정이었으나, 전날 오후 중국 주최사가 '불가항력의 요인'을 이유로 들어 공연 중지를 발표했다고 했다. 또 항저우와 베이징에서 선보일 예정이었던 '미소녀 전사 세일러문' 뮤지컬도 갑작스럽게 중지됐다는 일본 언론 보도가 나온 바 있다.


닛케이는 "중일 대립이 향후 제조업에도 파급을 미칠지는 예단하기 어렵다"며 "중국 정부가 희토류 수출 규제를 단행하면 많은 일본 기업이 사업에 지장을 받을 수 있다"고 관측했다.






김성욱 기자 abc123@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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