답보 상태였던 ‘대장동 항소 포기’ 국정조사에 속도가 붙을 것으로 보인다. 더불어민주당 안팎에서 대장동 사건을 통해 조작 기소 등 검찰권 남용 의혹을 전면적으로 규명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계속되면서다. 국민의힘은 나경원 의원의 법제사법위원회 야당 간사 선임 등을 조건으로 민주당이 주장한 국회 법사위 차원의 국조를 수용하기로 했지만, 민주당이 나 의원의 간사 선임을 받아들일 수 없다는 입장을 굽히지 않으면서 국조 성사 여부는 다시 국민의힘으로 공이 넘어갔다.
민주당 조승래 사무총장은 30일 국회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대장동 사건과 관련해 “국조를 하겠다는 당의 의지는 분명하다”며 “민주당은 검찰의 조작 기소 관련 국정조사는 반드시 필요하다는 입장이기 때문에 어떤 방안으로든 할 것”이라고 밝혔다.
민주당 조승래 사무총장, 국민의힘 송언석 원내대표(왼쪽부터). 연합뉴스 당초 이재명 대통령과 연관된 대장동 사건을 크게 키우는 것이 여론에 유리하지 않아 여야 국조 합의가 원활하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도 나왔으나, 여당 지지층의 기대가 큰 만큼 매듭을 짓고 가겠다는 판단이 작동한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민주당은 국조의 내용을 검찰의 항소 포기가 아닌 ‘조작 기소’에 초점을 맞추겠다는 방침이다. 국민의힘 송언석 원내대표는 지난 26일 긴급기자간담회를 열고 대장동 항소 포기 국조를 별도의 특별위원회가 아닌 국회 법사위에서 진행하자는 여당의 주장을 수용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나경원 의원의 법사위 야당 간사 선임 △독단적인 법사위 운영 중단 △여야 합의로 국조 증인·참고인 채택 등을 조건으로 걸었다. 이에 민주당 김병기 원내대표가 “논의 용의가 있다”는 의사를 밝히면서 대장동 국조가 급물살을 탈 것이란 전망이 나왔다.
하지만 이날 열린 여야 원내대표 회동에서 대장동 국조 합의는 결국 불발됐다. 국민의힘 유상범 원내수석부대표는 “저희가 제안한 3가지 조건을 민주당이 다 받을 수 없다는 입장이고, 그에 대해 국민의힘에서 어떻게 대응할지 내부 이견 조율 중”이라며 “정리되는 대로 다음주 초 입장을 밝힐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국민의힘은 대장동 국조에 대한 압박 수위를 높이고 있다. 장동혁 대표는 이날 강원 춘천에서 열린 ‘민생회복 법치수호 국민대회’에서 “대장동 국정조사 하자고 큰소리치던 민주당은 우리 당이 조건 없이 다 받겠다고 하는데도 온갖 핑계를 대며 거부하고 있다”며 “이재명이 대장동 비리의 몸통이고, 이재명이 항소 포기를 사주한 범인이기 때문이다. 진상조사를 기피하는 자가 바로 진범”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최보윤 수석대변인도 논평을 통해 “외압이 없었다면 가장 억울해야 할 사람은 이 대통령이다. 그럼에도 민주당은 국정조사를 거부하며 의혹만 키우고 있다”고 강조했다.
박미영·김나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