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에 본사를 둔 항공기 제조업체 에어버스사가 ‘소프트웨어 이상’으로 급강하 가능성이 있다며 자사의 A320 계열 여객기에 대해 리콜 조치를 내렸다. 일부 항공기 결항·지연이 발생했으나, 각국 항공사의 신속한 대처로 피해가 최소화됐다.
28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이날 에어버스사는 전 세계 350여개 항공사에 공지를 발송해 A320 계열 여객기 6000여대에 대한 즉각적인 소프트웨어 교체를 지시했다. 이번 리콜은 에어버스 55년 역사상 최대 규모다.
사진=로이터연합뉴스 각국 항공사들은 밤샘 작업을 벌였다. 독일 항공사 루프트한자, 프랑스 항공사 에어 프랑스, 저가항공사 이지젯 등 유럽 주요 항공사는 29일 결항 없이 조치를 마쳤다. 국내 운항 중인 A320 계열 여객기는 80대, 이 중 소프트웨어 업데이트가 필요한 기체는 42대다. 해당 기체들은 모두 소프트웨어 작업을 완료해 항공기 운항에 지장이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국토부는 “국내 항공사가 보유한 기체는 (비교적 단시간 소요되는) 소프트웨어 업데이트 작업만 수행하면 되는 것으로 확인했다”고 밝혔다.
아시아와 중남미 항공사의 경우 상대적으로 피해가 컸다. 일본 최대 항공사 전일본공수 홀딩스는 29일 항공편 95편을 취소, 승객 1만3200명이 불편을 겪었다고 밝혔다. 호주 저가항공사 젯스타는 29일 항공편 90편의 운항을 취소했다.
이번 리콜은 지난 10월 발생한 미국 항공사 제트블루 여객기 급강하 사건 조사 과정에서 문제가 발견됐기 때문이다. A320 계열 여객기의 승강타·보조날개 제어 컴퓨터 ‘ELAC 2’ 소프트웨어 이상이 해당 사고의 원인으로 추정됐다. 유럽연합항공안전청은 문제가 해결되지 않으면 최악의 경우 조종사의 조작 없이 승강타가 움직일 수 있다고 경고했다.
임성균·이현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