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난 달 조토 대한항공 감독(왼쪽)과 권영민 한국전력 감독이 경기 전 악수를 나누고 있다. 사진=KOVO 제공 현 시점, 가장 뜨거운 두 팀이 피할 수 없는 승부를 펼친다.
남자프로배구 대한항공과 한국전력은 28일 수원체육관에서 진에어 2025~2026 V리그 남자부 2라운드 맞대결을 펼친다.
함부로 예측하기 힘든 승부다. 두 팀 모두 이번 2라운드 들어 전승을 달리는 가파른 상승세를 타고 있기 때문이다. 대한항공은 1라운드부터 이어진 7연승 행진으로 리그 1위(8승1패·승점22)를 독주한다. 한국전력은 2승4패로 주춤했던 1라운드를 지나 최근 3연승을 빚어 상위권 도약을 정조준한다. 현 위치는 4위(5승4패·승점14)지만, 3위 현대캐피탈(5승4패·승점16)과 2위 KB손해보험(6승4패·승점19)과의 격차가 크지 않다.
대한항공 선수단이 지난 25일 시즌 7연승에 성공한 후 기쁨을 나누고 있다. 사진=KOVO 제공 대한항공의 고공비행은 시즌 초반 가장 뜨거운 이슈다. 2020~2021시즌부터 시작된 V리그 최초의 통합 4연패를 빚어냈던 대한항공은 지난 시즌 정규시즌 3위, 챔피언결정전 준우승으로 역사적인 도전을 마무리했다. 아쉬움을 뒤로 하고 팀 재편에 나섰다. 헤난 달 조토 신임 감독을 선임하며 변화를 선포했다. 강력한 스쿼드의 선수단과 맞물려 시너지를 발휘한다. 올 시즌 대한항공의 공수 밸런스는 압도적이다.
팀 공격성공률은 55.72%로 2위 KB손보(51.46%)와도 넉넉한 격차를 둔 독보적 1위다. 속공·퀵오픈·시간차·후위 공격 등 대부분의 옵션에서 선두를 내달린다. 수비도 물 샐 틈이 없다. 팀 리시브 효율(38.1%)과 팀 세트(세트당 평균 14.1개), 팀 수비(세트당 17.6개) 모두 1위다.
쌍끌이 듀오, 정지석과 러셀의 힘을 주목해야 한다. 그간 부상과 부진을 딛고 완벽히 부활한 정지석은 올 시즌 167점(8위), 공격성공률 57.20%(1위) 등을 마크하고 있다. 지난 21일 OK저축은행전에서는 2년 9개월 만의 트리플크라운(후위공격·서브·블로킹 각 3개 이상)을 작성하며 날개를 펼쳤다. 지난 시즌 막판 팀에 합류한 러셀도 폭발한다. 216점(5위), 공격성공률 54.52%(3위)로 날아다닌다. 트리플크라운도 벌써 2차례나 기록했다.
한국전력 선수단이 득점을 올리고 기뻐하고 있다. 사진=KOVO 제공 맞서는 한국전력도 쉽게 질 수 없다. 개막 3연패로 주춤했지만, 최근 6경기 5승1패로 치고 올라가는 중이다. 지난 20일에는 ‘디펜딩 챔피언’ 현대캐피탈까지 잡아내는 저력을 과시했다. 개막 미디어데이에서 이뤄진 감독들의 우승후보 투표에서 2표나 얻으며 ‘다크호스’로 떠올랐던 이유를 여실히 보여주고 있다.
올 시즌 가장 강력한 외인으로 불리는 베논(캐나다)의 힘이 서서히 드러난다. 시즌 초반 V리그 적응기를 거쳤던 그는, 국군체육부대(상무)에서 전역한 세터 하승우의 합류와 함께 서서히 손발을 맞춰가고 있다. 득점 3위(223점), 공격성공률 8위(50%)에 위치했다.
주목할 점은 최근 기세다. 지난 14일 우리카드전에서 3세트 만에 32점(후위공격 12개·서브 및 블로킹 3개), 공격성공률 76.47%의 괴물 같은 활약으로 개인 첫 트리플크라운을 적었다. 이어 23일 삼성화재전에서도 트리플크라운을 추가하는 등 기대했던 괴력을 과시하는 중이다.
진검승부가 예상된다. 앞서 지난달 23일 인천계양체육관에서 열린 1라운드 맞대결에서는 대한항공이 세트스코어 3-1 승리를 빚었다. 정지석이 23점(블로킹 2개·서브 1개), 공격성공률 68.97%로 빼어난 활약을 펼쳤다. 러셀도 18점을 보탰다. 특히 미들블로커 김민재가 한선수와의 찰떡 호흡 속에 12점(블로킹 2개)을 몰아치며 신 스틸러 활약을 펼쳤다. 한국전력은 베논이 21점을 몰아쳤지만 46.34%의 공격성공률이 아쉬웠다. 45.05%에 달했던 높은 점유율 문제를 해결해줄 동료들의 지원이 필요한 시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