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로공사의 ‘배천’ 컴백 초읽기…배유나 “저는 3∼4월에만 배구해도 되지 않을까요?” [남정훈의 오버 더 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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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로공사의 ‘배천’ 컴백 초읽기…배유나 “저는 3∼4월에만 배구해도 되지 않을까요?” [남정훈의 오버 더 네트]
[김천=남정훈 기자] 도로공사의 ‘배천’(배구 천재) 배유나(36)의 복귀가 다가오고 있다.

도로공사와 페퍼저축은행의 2025~2026 V리그 여자부 2라운드 맞대결이 펼쳐진 27일 김천체육관. 경기 전 기자석에 반가운 얼굴이 찾아왔다. 도로공사의 대들보 미들 블로커 배유나였다.

배유나는 지난달 21일 페퍼저축은행과의 시즌 개막전 때 어깨가 탈구되는 부상을 입어 6주 진단을 받고 재활에 매진해왔다. 본 기자를 반갑게 맞이한 배유나에게 ‘언제 복귀하느냐’라고 묻자 “조만간이요”라며 웃으며 답했다.

선수단 숙소를 떠나 외부에서 재활을 하던 배유나는 최근 선수단 숙소에도 복귀했다. 배유나는 “이제 야간에도 조금씩 볼 운동을 하기 시작했어요. 이제 다음 주부턴 팀 훈련에도 참여할 것 같아요”라면서 “이제 아픈 데는 거의 없어요”라고 재활이 순조롭게 진행됐음을 알렸다.

배유나가 부상을 당했지만, 도로공사가 지난 9월 신인 드래프트에서 전체 1순위로 뽑은 이지윤이 그 자리를 훌륭하게 메우는 중이다. 이지윤은 신인이라고는 믿을 수 없는 침착함과 안정된 기본기로 시즌 초반이지만, 벌써부터 영플레이어상을 예약한 게 아니냐는 얘기까지 나올 정도로 현장에서도 극찬을 받고 있다. 배유나는 후배의 맹활약을 기꺼워하며 “지윤이가 잘 해줘서 더 마음놓고 재활을 할 수 있었어요”라고 말했다.

배유나는 2022~2023시즌 챔피언결정전에서 도로공사의 사상 초유 리버스 스윕 우승의 일등공신으로 활약한 뒤 FA 자격을 얻었다. 3년 최대 16억5000만원(연평균 5억5000만원)에 재계약을 맺으며 도로공사 잔류를 택했던 배유나는 올 시즌을 마치면 다시 한 번 FA 자격을 얻는다. 자신의 진가를 발휘해야 할 시점에 당한 부상으로 인해 조바심이 나지 않느냐고 묻자 배유나는 웃으며 “아직 시즌 초반이잖아요. 저는 3~4월에만 잘 하면 되지 않을까요?”라고 되물었다. 도로공사는 이날 경기 전까지 9승1패, 승점 25로 독주 체제를 갖추고 있다. 지금 흐름대로 간다면 도로공사는 챔피언결정전 직행 티켓을 따낼 수 있다. 유독 큰 경기에서 클러치 블로킹을 잘 잡아내는 배유나다운 멘트였다. 선수들의 워밍업을 지켜보던 김종민 감독도 기자석에 있는 배유나를 찾아와 “야, 언제부터 뛸꺼야?”라고 묻기도 했다.

배유나까지 돌아오면 도로공사는 완전체가 된다. 김종민 감독도 미들 블로커 두 자리에 배유나, 김세빈, 이지윤 중 2명을 상황과 경기 흐름에 맞춰 기용할 수 있다.

김천=남정훈 기자 che@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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