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주 아파트값, 8년만에 전고점 넘었다…부울경 '풍선효과' 확산[부동산AtoZ]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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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주 아파트값, 8년만에 전고점 넘었다…부울경 '풍선효과' 확산[부동산AtoZ]

경남 서부권 최대도시인 진주시 아파트값이 8년 만에 과거 고점을 넘어선 것으로 확인됐다. 10·15 부동산 대책 이후 지방에서 처음으로 전고점을 돌파한 지역이다. 혁신도시를 중심으로 한 탄탄한 내부 수요에 우주항공청 개청 이후의 외부 유입, 최근 수도권 규제 강화에 따른 수요 회귀까지 겹치면서 '부·울·경(부산·울산·경남) 반등장'의 한 축을 형성하는 흐름이 뚜렷해지고 있다.

25일 한국부동산원의 '11월 3주차 주간 아파트 가격동향'에 따르면 진주시 매매가격지수는 직전 주보다 0.21% 오른 102.87을 기록했다. 2017년 11월 2주차에 기록한 기존 최고점(102.81)을 약 8년 만에 뛰어넘었다. 전국 집값이 들썩였던 문재인 정부 시기(2017~2022년)의 전고점을 회복한 도시는 강원 동해, 충북 제천, 충남 논산, 전주 완산·덕진, 경북 영주·상주·문경 등 8곳이었다. 진주가 합류하면서 9곳으로 늘었다. 특히 10·15 대책 이후 전고점을 돌파한 지방 도시는 진주가 처음이다.


진주 집값을 끌어올린 요인은 지역 안팎에서 동시에 형성됐다. 먼저 한국토지주택공사(LH) 본사가 이전하고 자리잡은 영향이 컸다. 혁신도시 내 학군이 자리잡고 대장 아파트가 생기면서 지역 내부의 수요를 흡수하게 됐다. 공공기관 종사자와 지역 중산층이 기존 주택을 팔고 혁신도시 아파트로 옮기는 흐름이 이어지면서 가격의 하방을 단단히 버텨왔다. LH 관계자는 "공기업 직원뿐 아니라 지역 주민들도 혁신도시 아파트로 많이 이동한다"며 "본사 인원에 비해 사택이 부족해 직원들이 전세를 찾으면서 시세를 밀어올리는 면도 있다"고 설명했다.


진주의 이웃 지역인 사천에 지난해 5월 27일 우주항공청이 개청한 뒤, 관련 종사자들의 유입이 대폭 늘어나기도 했다. 항공우주 관련 기업·연구시설 유치가 이어지며 높은 소득의 전문직 수요가 늘었고, 교육·생활 인프라를 갖춘 진주를 거주지로 선택하는 흐름이 뚜렷해졌다. 진주 집값은 개청 이후인 지난해 6월 첫째 주부터 74주 연속 상승세를 기록 중이다.


김민규 한국공인중개사협회 진주시 지회장은 "혁신도시가 들어선 충무공동에서는 지금 물건이 없어서 못 팔 지경인 '불장' 분위기"라며 "한국항공우주산업(KAI) 등 우주항공산업 종사자들이 아이들 교육 때문에 진주로 들어오는 경우가 확실히 늘었다"고 말했다. 그는 "서부경남은 군 지역이 많아 교육·생활 인프라가 충분한 도시가 사실상 진주뿐"이라며 "혁신도시는 소득 수준이 높고 학군이 좋아지면서 선호도가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고 덧붙였다.

공급 부족도 진주 집값을 밀어올리고 있다. 부동산 플랫폼 아실에 따르면 진주의 연간 적정 수요는 1683가구지만 올해 입주예정은 798가구, 내년 물량은 166가구뿐이다. 9월 기준 미분양은 68가구로 사실상 소진 상태다. 24일 기준 매물은 2215건으로 1년 전보다 30.5% 줄었다. KTX 신진주역세권 개발 완료와 남부내륙고속철(김천~거제) 건설 기대감도 정주 매력을 높였다.


결정적으로 최근 정책 환경이 전고점 돌파 시기를 앞당겼다. 진주는 10·15 대책 이후 발표된 네 차례 통계 모두 주간 0.2% 안팎의 높은 상승률을 이어오고 있다. 올해 들어 주간 0.2%대 상승률을 기록한 적이 없다가, 10월 4주차(0.22%)와 11월 3주차(0.21%)에 각각 두 번이나 찍은 것이다. 10·15 대책 이후 수도권 규제가 강화되면서 수요 일부가 규제가 덜한 지방 거점 도시로 이동한 영향으로 보인다.


진주의 '대장 아파트'로 통하는 혁신도시의 '진주혁신중흥S클래스더퍼스트' 전용 113㎡는 지난 7일 10억7000만원에 거래됐다. 신고가로 진주 아파트 최초로 10억원을 돌파한 사례로 꼽힌다. 1년 만에 실거래가가 2억5000만원가량 뛰었다.


진주에 이어 최근 경남 최대도시 창원까지 상승 흐름에 합류하면서 경남의 아파트 매매가격은 지난달에 월간 기준 24개월만에 상승으로 전환했다. 이로써 '부울경'의 동반 상승 흐름이 완성됐다. 부산은 '171주 하락장'을 마치고 최근 4주 연속 상승했고, 울산의 올해 누적 상승률은 1.17%로 지방 광역시 중 가장 높다. 부산과 울산은 최근 주간 통계에서 올해 들어 각각 최대 상승 폭(부산 0.05%, 울산 0.11%)을 기록한 바 있다.


박원갑 KB국민은행 부동산 수석 전문위원은 "지방 도시는 공급이 제한적인 데다 규제가 덜해 정책 변화에 대한 가격 반응이 빠르다"며 "부울경 수요가 다시 움직이기 시작하면서 지역별 온도차가 더 뚜렷해질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외지 수요와 지역 내 갈아타기 수요가 지방 거점 도시로 향하는 흐름도 당분간 계속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오유교 기자 5625@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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