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겹겹이 달린/ 덕은 외롭지 않은/ 귤나무로세(累?と德孤ならず蜜柑哉)”
덕(德)은 귤나무처럼 많은 열매를 맺는다는 것을 하이쿠 풍으로 살려, ‘논어’의 한 구절인 “덕이 있으면 따르는 사람이 있으므로 외롭지 않다(덕불고필유린·德不孤必有隣)”를 겹겹이 달린 귤나무에 비유했다.
오석륜/푸른길/1만4000원 일본 근대문학의 영웅으로 칭송받는 나쓰메 소세키의 문학적 출발이 소설가가 아니라 하이쿠 시인이었음을 보여 주는 책이다. 하이쿠는 일본에서 발원한 자연과 인간의 내면을 연결하는 5-7-5의 열일곱 자로 된 짧은 시다. 인덕대 교수이자 일본 근현대시 연구 권위자인 저자는 소세키의 주옥같은 하이쿠 133편을 엄선하여 번역하고, 작품마다 인생과 계절과 우주의 질서를 다정다감한 목소리로 이야기처럼 들려준다. 충실한 해설은 소세키의 문학세계를 깊게 이해할 수 있도록 돕는다. 저자는 “하이쿠가 어떤 매력을 품고 있는지 들여다보는 순간, 커다란 울림과 함께 행복이 찾아올 것”이라고 말했다.
박태해 선임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