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요 보험사들이 올해 3분기 실적을 발표하면서 업계 순위에 지각변동이 일어났다. 손해보험사 전반적으로 실적이 악화한 틈을 타 메리츠화재와 KB손해보험이 약진했고, 생명보험업계에선 신한라이프가 한화생명을 제치고 3위 굳히기에 들어갔다.
17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삼성·DB·메리츠·현대·KB손보 등 5개 주요 손해보험사의 올해 3분기 누적 순이익(연결 기준)은 5조8379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3.2% 감소했다.
업체별로는 삼성화재가 1위 자리를 지킨 가운데 메리츠화재가 DB손보를 제치고 2위로 올라섰다. 올해 3분기까지 누적 기준 당기순이익을 보면 삼성화재가 1조7859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4.4% 감소했고, 뒤를 이어 메리츠화재가 1조4511억원으로 1년 전보다 3% 감소했다. DB손보(1조1999억원)는 실적이 전년 동기 대비 23.9% 급감하면서 3위로 밀려났다.
5개 손보사 중 유일하게 순이익이 증가한 KB손보는 현대해상을 제치고 4위를 가져갔다. 현대해상은 6341억원으로 1년 전보다 실적이 39.4% 감소한 반면 KB손보는 7669억원으로 3.6% 증가했다. 올해 3분기 손보 실적 악화는 주로 본업인 보험손익이 감소한 영향이다. 4년째 이어진 요율 인하와 호우·폭염 등 이상기후로 사고가 늘면서 자동차보험 적자까지 커졌다. 특히 자동차보험에서 올해 3분기까지 DB손보를 제외한 모든 보험사가 적자를 기록했다.
생명보험사는 삼성생명 ‘1강 구도’가 여전한 가운데 한화생명과 신한라이프 간 3위 싸움이 치열하다. 삼성생명은 3분기 누적 순이익 1조6099억원을 기록하며 전년 동기 대비 3.8% 증가했다. 2위는 교보생명(8844억원), 3·4위는 한화생명(7689억원)과 신한라이프(5145억원)가 차지했다. 다만 이는 자회사 실적을 포함한 연결 재무제표 기준으로, 본업만 따로 놓고 개별 재무제표를 비교하면 신한라이프(5193억원)와 한화생명(3158억원)의 순위가 뒤바뀐다. 한화생명은 인도네시아 노부은행, 미국 벨로시티증권 등 신규 편입된 해외 자회사들이 실적을 올리면서 손실을 방어했다. 교보생명(8470억원)은 두 재무제표 간 큰 차이가 없다.
윤솔 기자 sol.yun@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