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대 수출 업종, 5년 뒤 모두 중국에 역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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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대 수출 업종, 5년 뒤 모두 중국에 역전"

철강·디스플레이에 이어 반도체·전기전자·선박까지 우리나라 10대 수출 주력 업종의 경쟁력이 5년 뒤 모두 중국에 뒤처질 거란 전망이 나왔다. 원가 경쟁력과 생산 혁신을 무기로 한 중국 제조업의 거침없는 행보에 국내 기업들이 제대로 대응하기가 쉽지 않기 때문이다. 특히 'K'로 대표돼 온 한국 기업·제품의 브랜드 가치마저 수년 내에 중국에 따라잡힐 수 있다는 분석이 제기되면서 기술력과 생산능력을 빠르게 키우는 중국과의 격차를 유지하는 게 핵심 과제가 될 전망이다.


삼성·SK 등 주요 그룹들이 반도체·인공지능(AI)·로봇 등 차세대 생산 역량을 키우는 데 수백조원을 투입하기로 한 결정이 대중(對中) 초격차 확보에 도움이 될 거란 견해도 나온다.


17일 한국경제인협회가 수출 주력 업종을 영위하는 매출 1000대 기업을 대상(200개사 응답)으로 실시한 '한·미·일·중 경쟁력 현황 및 전망 조사'에 따르면 철강·일반기계·이차전지·디스플레이·자동차 및 부품 등 5개 업종은 이미 중국이 앞선 것으로 조사됐다. 반도체·전기전자·선박·석유화학·바이오헬스는 한국이 우위지만, 2030년에는 이들 업종까지 중국의 경쟁력이 높아질 거란 전망이 많았다. 조사 대상인 10대 수출 주력 업종은 산업부 수출입 동향을 기준으로 선정됐다.


이번 조사는 글로벌 시장에서 중국 기업과의 경쟁이 한층 거세졌다는 문제의식 아래 국내 기업들이 실제로 체감하는 경쟁 수준을 파악하기 위해 진행됐다. 조사에서 응답 기업들의 62.5%는 올해 수출 경쟁국 1위로 중국을 지목했다. 2030년 전망에서 중국을 꼽은 비중은 68.5%로 더 높아졌다. 한국의 기업 경쟁력을 '100'으로 가정하고 경쟁국의 수준을 묻자 올해 기준 미국 107.2, 중국 102.2, 일본 93.5 순으로 응답했다. 2030년에는 미국 112.9, 중국 112.3, 일본 95.0 등으로 전망했다.


분야별 경쟁력을 비교한 결과, 중국은 현재 가격경쟁력·생산성 등에서 우리를 앞지른 것으로 나타났는데, 2030년에는 브랜드 가치까지 추월당할 것이라는 응답이 제시됐다. 한경협은 중국의 기술혁신 속도를 감안하면 한국 기업의 브랜드 경쟁력도 위협받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중국을 최대 경쟁국이라고 답변한 기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올해 기준 한국 대비 중국의 분야별 경쟁력은 가격 경쟁력(130.7), 생산성(120.8), 정부 지원(112.6), 전문인력(102.0), 핵심기술(101.8), 상품브랜드(96.7) 순으로 나타났다. 2030년에는 가격 경쟁력(130.8), 생산성(123.8), 정부 지원(115.1), 전문인력(112.4), 핵심기술(111.4), 상품브랜드(106.5) 순으로 모두 추월당했다.


기업들은 중국의 기술 혁신 속도가 빠르게 진행되는 상황에서 지금의 제조·기술 체계만으로는 격차를 유지하기 어렵다고 지적한다. 최근 삼성·SK·현대차·LG 등이 한미 관세 협상에 따른 후속 투자로 국내 반도체·AI·로봇 등 분야에 수백조원을 쏟아붓기로 한 건 중국을 견제하려는 의도가 함께 깔려 있다는 분석이다. 여러 전문가는 중국의 추격 속도를 감안할 때 고대역폭메모리(HBM)와 전고체 배터리, AI 데이터센터, 로봇 등 차세대 산업에 대한 양적 투자가 앞으로 초격차를 확보하는 데 필수적이라고 보고 있다. 유회준 카이스트 전기전자공학과 교수는 "기술을 산업화로 연결하는 게 중요하다"며 "양적 투자를 확대하면 초격차를 유지할 가능성이 커질 것"이라고 분석했다.






장희준 기자 junh@asiae.co.kr
박준이 기자 giver@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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