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PX(구 라인프렌즈) 제공 16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두햄빠!의 두기, 쎄봉라마, 찌그렁오리, 치즈덕. 다채로운 이름만큼이나 개성 넘치는 이 오리들은 단순한 귀여움을 넘어 ‘무해함’과 ‘공감’을 무기로 세대를 사로잡는 힐링 아이콘으로 떠올랐다. 불확실성과 피로가 일상화된 시대에서 둥근 몸과 짧은 다리를 지닌 오리는 시각적으로 부드러운 느낌은 물론 사람들로 하여금 친근함을 느끼게 해 심리적으로 편안함과 안정감을 전달한다. 이 오리들의 매력은 캐릭터 디자인에 머무르지 않고, 하나의 세계관으로 확장되며 ‘힐링 테라피’로 기능, 뜨거운 인기를 뒷받침한다. 소심한 오리 ‘두기’가 속해 있는 두햄빠!는 2023년 공개 이후 18~35세대를 중심으로 일상 속 공감을 부르는 릴스 콘텐츠가 폭발적인 인기를 얻으며 인스타그램 팔로워 수 20만 명을 빠르게 돌파했다. 40만 명의 팔로워를 자랑하는 ‘쎄봉라마’는 쎄봉 작가 특유의 따뜻한 그림체와 위트가 있는 콘텐츠로 글로벌 팬들을 사로잡았다. 찌그렁오리는 경쟁에 지친 세대에게 전하는 위안으로 매력 어필을, 치즈덕은 에세이 를 출간하며 베스트셀러에 올랐다.
오리 캐릭터들은 저마다 개성 가득한 성격으로 팬들에게 다가간다. 감정 공감형 캐릭터 두햄빠!에서 ‘두’를 담당하고 있는 ‘두기’는 소심한 성격을 지녔지만, 마음이 사랑으로 가득찬 사랑둥이 오리다. 발바닥마저 하트 모양이다. 두기의 일상은 억울함과 당황스러움의 연속이지만, 햄무라비(이하 햄무), 빠니와 함께 헤쳐 나간다. 겉으론 소심해도 망상을 좋아하는 MBTI INFP로 두기의 마음 속 무대에선 언제나 락스타라는 설정이 웃음을 자아낸다. 일상에서 누구나 느꼈을 법한 억울한 상황에서의 공감과 더불어 두기의 짠한 웃픈 순간들에 응원하고 싶은 마음이 들게 한다.
두기는 본인과는 다른 특징을 가진 말썽꾸러기 햄스터 ‘햄무’와 슈퍼T토끼 ‘빠니’와 함께하며 ‘두햄빠!’를 완성하는데, 셋의 관계성 또한 Z세대에게 색다른 매력 포인트로 다가온다. 두햄빠!는 최고의 제빵 장인이 되고 싶다는 빠니와 마을의 대장님이 되겠다는 야망을 품은 햄무, 그리고 아직 딱히 꿈은 없는 두기 이 셋이 우당탕탕 의지하며 살아가는 이야기다.
두햄빠!의 IP 비즈니스를 전개 중인 IPX(구 라인프렌즈)는 최근 두기의 특징이 잘 반영된 내향인들의 페스티벌, ‘두햄빠! 밍기적 하우스’ 팝업을 공개해 쉼의 공간인 집에 대한 긍정적인 관점을 제시하며 화제를 모았다. 두햄빠!와 함께 밍기적거리는 하루를 보내는 컨셉으로 ‘게으른 게 아니라 충전 중입니다’란 메시지를 담아 내향인들은 물론 힐링이 필요한 전 세대에 큰 호응을 얻고 있다. 지난 17일에 시작된 이번 팝업은 11월 5일까지 라인프렌즈 스퀘어 성수에서 펼쳐진다.
쎄봉라마 세계관엔 다양한 매력의 오리들이 등장한다. 부리(BOORI), 코코리(COCORI), 먼데(MONDE)가 살고 있는 작고 평화로운 섬 오리 타운(ORI TOWN)에서 벌어지는 평범한 하루가 주요 무대다. 이 섬은 분명 ‘오리 타운’인데 묘하게 우리의 일상과 닮아 있다. 커피 없이는 하루를 시작할 수 없는 부리가 꼭 들르는 벼랑 위 카페, 부리가 마지못해 출근하는 사무실, 월요일 아침마다 먼데가 튀어나오는 수상한 동굴 ‘먼데굴’, 부리와 코코리의 힐링 공간 ‘오리발 온천’ 등 우리의 일상과 닮은 부분과 오리 타운만의 공간들이 섞여 공감과 호기심을 동시에 불러일으킨다.
소셜미디어에서는 쎄봉라마 아트웍에 공감해 마치 실제 친구처럼 대하는 팔로워들의 댓글이 눈에 띈다. 쎄봉라마가 잠 못 이루는 밤에는 “내일은 분명 더 나아질 거야”라는 위로의 댓글이 달리고, 월요병을 앓는 일러스트에는 “나 또한 겨우 과제 끝냈는데 월요일부터 새로운 마감이 시작된다”와 같은 웃픈 반응이 이어진다.
쎄봉라마 역시 라인프렌즈 스퀘어 성수에서 오는 11월 6일부터 단독 팝업을 앞두고 있다. IPX는 앞으로 두 오리 캐릭터의 세계관을 기반으로 한 콘텐츠와 제품 등의 연계 전략을 통해 본격적으로 IP 사업을 전개할 계획이다. BT21(방탄소년단), ZO&FRIENDS(G-DRAGON) 등 인기 캐릭터 IP의 성공적인 글로벌 진출을 이끌었던 IPX 자사의 IP 비즈니스 역량을 토대로 사랑스러운 오리 캐릭터들의 활동 영역을 글로벌 시장까지 넓힌다.
찌그렁오리와 치즈덕은 모바일 메신저에서 자주 볼 수 있는 오리 캐릭터들로, 각각의 개성 있는 세계관을 통해 팬들의 사랑을 듬뿍 받고 있다. 오리 캐릭터 이모티콘은 귀여운 몸짓과 표정으로 사용자가 다양한 상황과 감정을 더욱 솔직하게 드러내도록 돕고 있어 특히 Z세대 사이에서 인기다. 찌그렁오리는 구불구불한 선으로 표현된 독특한 외형이 특징이다. 매끈하지 않고 어딘가 삐뚤어진 듯한 모습은 곧 완벽하지 않고 “찌그러져도 괜찮다”는 메시지로 이어진다. 경쟁에 지친 세대에게 큰 공감의 메시지를 전하는 것이다.
치즈덕 역시 2018년 처음 등장한 이후 꾸준히 사랑받고 있는 캐릭터다. 치즈덕은 생김새는 오리지만, 본래 오리가 아닌 치즈로 치즈 오리 캐릭터다. 오리와 치즈가 합쳐지면 재미있을 것 같다는 아이디어에서 시작됐다. 치즈이기에 수영을 못하고 자존감이 낮았지만 점점 자신의 장점과 매력을 발견해 나갔고, 이러한 치즈덕만의 스토리와 가치관이 MZ 세대에겐 큰 위로와 힐링이 됐다. 치즈덕은 지난해 에세이 ‘치즈덕이라서 좋아!’가 출간, 베스트셀러에 오르며 인기를 실감했다.
업계 관계자는 오리 캐릭터들의 인기에 대해 “경쟁과 불확실성 속에서 살아가는 젊은 세대에게 오리는 누구나 편안한 ‘무해함’으로 다가간다”며, “팬들은 오리가 단순히 귀여워서 소비하는 것을 넘어 무해한 세계관을 통해 긍정적인 에너지를 얻고 있다. 이러한 특성 덕분에 언어의 장벽을 넘어 해외 팬덤으로까지 자연스러운 인기 확장이 이루어질 것”이라고 분석했다.
김현주 기자 hjk@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