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먹는 것도 맞춤 시대”…고령화 속 ‘실버푸드 전성기’ 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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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먹는 것도 맞춤 시대”…고령화 속 ‘실버푸드 전성기’ 온다
베이비붐 세대(1955~1963년생)가 본격 은퇴 연령대에 진입하면서 국내 ‘실버푸드(노년층 맞춤 식품)’ 시장이 급팽창하고 있다.

게티이미지 16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고령 인구가 빠르게 늘고, 건강·영양 관리에 대한 관심이 커지면서 업체들이 앞다퉈 ‘고령친화식’ 제품 개발과 생산 설비 확충에 나서고 있다.

한국은 올해 65세 이상 인구 비중이 전체의 20%에 육박하며 ‘초고령사회’ 진입을 눈앞에 두고 있다.

이에 따라 식품산업의 중심축이 영유아·MZ세대에서 시니어 세대로 이동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노년층은 단순히 나이가 많은 세대가 아닌 구매력과 건강관리를 동시에 중시하는 ‘액티브 시니어’로 변화했다”며 “식품업체들에겐 새로운 블루오션이자 생존 전략”이라고 말했다.

실버푸드 시장의 성장세는 수치로도 뚜렷하다.

현대그린푸드의 올해 1~9월 실버푸드 매출은 전년 대비 27.2% 증가했다.

이 회사는 현재 국내 최다인 16종의 ‘고령친화 우수식품’을 생산하고 있다. 향후 3년 내 30종 이상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현대그린푸드는 삼킴이 어려운 고령층을 위한 연화식(부드러운 식감 식품)부터 단백질 강화 식단, 칼로리 조절형 죽류까지 라인업을 세분화하고 있다.

풀무원은 단순 공급형 모델을 넘어 온라인 정기구독 서비스로 차별화를 꾀하고 있다. 기존에는 요양시설·복지기관 중심으로 실버푸드를 공급했지만, 자체 온라인몰을 통해 일반 소비자 대상 구독 서비스를 운영 중이다.

CJ프레시웨이는 ‘헬씨누리(Healthy Nuri)’ 브랜드를 앞세워 요양시설 중심 실버푸드 공급을 강화하는 동시에, 네이버쇼핑 등 이커머스 플랫폼을 통한 온라인 판매 채널을 확장하고 있다. 특히 개인 맞춤 영양식, 삼킴 보조 식품 등 기능별 제품 개발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대상그룹의 자회사 대상웰라이프는 실버·환자용 균형영양식 ‘뉴케어’ 브랜드로 시장을 선도 중이다. 올 들어선 기존 액상 제품을 넘어 식단형·간식형 제품군으로 확장하며 카테고리를 다변화했다.

국내 실버푸드 시장 규모는 2016년 1조원대에서 2024년 기준 약 8조원으로 성장했다. 오는 2030년에는 10조원을 넘어설 전망이다.

과거엔 죽이나 이유식 형태가 중심이었지만, 최근에는 △고단백 간편식(HMR) △소화가 쉬운 ‘연화식 도시락’ △맞춤 영양 설계 음료 △간식형 단백질 바 등으로 세분화·고급화되고 있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고령층 소비자는 단순히 ‘저작이 약한 노인’이 아닌 건강을 관리하며 적극적으로 소비하는 새로운 세대”라며 “실버푸드는 이제 복지 개념을 넘어 하나의 ‘라이프스타일 식품’으로 자리잡고 있다”고 말했다.

김현주 기자 hjk@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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