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어비앤비 대항마였는데 한밤중에 "방빼"…손더 돌연 파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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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어비앤비 대항마였는데 한밤중에 "방빼"…손더 돌연 파산

글로벌 숙박 공유 플랫폼 손더(Sonder)가 돌연 파산을 선언한 가운데 전 세계 투숙객들이 한밤중에 강제 퇴실당하는 등 혼란을 겪고 있다.



지난 13일(현지시간) 영국 BBC 방송은 손더가 메리어트 호텔그룹과의 제휴 종료 직후였던 11일 미국 법원에 파산을 신청하고 글로벌 사업에서 채무불이행 절차에 돌입했다고 보도했다. 회사가 사업을 운영하던 모든 지역에서 파산 절차를 밟으면서 모든 객실이 문을 닫게 됐다.


손더는 캐나다 몬트리올에서 설립돼 40여개 도시에서 부티크 호텔·서비스 아파트를 운영하는 숙박 공유 스타트업이었다. 지난해 8월 메리어트와 파트너십을 체결하고 올해 초 숙소 예약·운영을 확대하면서 기존 숙박 공유 업체 '에어비앤비'의 대항마로 떠올랐다.


하지만 메리어트와의 시스템 통합 실패, 예약 감소 등으로 재정적인 한계 상황에 내몰렸고, 지난 9일 메리어트와의 임대 계약 마저 해지되자 손더는 결국 파산에 이르렀다.


문제는 갑작스러운 파산으로 여행지에서 머물 곳이 사라진 여행객들이 피해를 입고 있다는 것이다. 미국 온라인 커뮤니티 '레딧'에서 한 사용자는 "방에 짐이 있는데 비밀번호가 더는 작동하지 않아 들어갈 수 없다"라고 토로했다. 또 다른 이용자는 다른 숙소를 찾기 위해 짐을 들고 거릴 헤매는 자신의 모습을 공유했다.


손더를 이용하던 많은 고객은 "세계적 브랜드인 메리어트의 보증을 받는 것 같았기 때문에 손더로 숙박 시설을 예약한 것"이라며 "배신감을 느낀다"라고 분노했다.


혼란스러운 건 손더의 직원들도 마찬가지다. 뉴욕 맨해튼 남부 지역에 위치한 손더 더 머천트 호텔의 프런트 데스크 매니저인 롭 굿윈은 한순간에 실직했다. 그는 "한 손님이 찾아와 메리어트에서 보낸 이메일을 보여줬는데, 다음 날 아침까지 방을 비우라는 내용이 있었다"며 "나와 동료들은 꽤 오랫동안 상황 파악이 되지 않았다"라고 이야기했다.



이와 관련해 메리어트 측은 "손더의 채무불이행에 따라 파트너십 계약을 해지하게 됐다"며 자사 플랫폼 예약 고객에게만 환불을 제공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다만 온라인여행사 등 다른 경로로 숙박을 예약한 고객들은 개별적으로 카드사나 여행사 등에 환불을 요청하도록 안내했다. 다른 플랫폼으로 예약한 이용객들은 사실상 방치된 상황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손더는 한때 기업가치 2조 원을 넘나들며 고속 성장했지만, 파산 직전 주가는 주당 0.2달러까지 폭락했다. 손더의 급작스러운 파산 사태를 두고 전문가들은 "프리미엄 호텔 브랜드 제휴가 소비자 신뢰를 단기간 끌어올릴 수는 있어도, 신생 숙박 플랫폼의 구조적 리스크를 근본적으로 해결해주지 못한다는 점을 보여준 사건"이라고 평가했다.






구나리 기자 forsythia26@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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