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말연시 국내 가전업체들이 중국 업체들에 대항해 로봇청소기 신제품을 잇따라 출시한다. 중국산 제품들의 보안 우려 속에 국내 업체들은 보안 강화를 앞세워 재공략에 나설 계획이다.
14일 가전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와 LG전자가 각각 내년 2월과 올해 12월 신제품 출시를 확정하며 연말연시 로봇청소기 경쟁에 속도를 내고 있다.

최근 해외 브랜드가 중저가 시장을 넓히며 국내 점유율이 흔들린 상황에서 국내 업체들은 고급화 전략으로 다시 균형을 찾으려는 흐름을 보인다. 업계에선 로봇청소기 수요가 크게 늘었지만 가격 경쟁력 중심의 중국산 확산으로 국내 기업들의 존재감이 약해졌다는 평가가 있었다. 국내 업체들이 고가형 라인업을 중심으로 시장을 지켜 왔지만 실사용 성능이 일정 수준에 오른 중국산 제품이 빠르게 따라붙으면서 브랜드 인지도만으로는 수요를 방어하기 어려워졌다는 설명이다.
이에 삼성전자와 LG전자가 보안 강화와 스팀 살균 기능 등 차별화 기술을 앞세워 프리미엄 시장 회복에 나서는 흐름이다. 특히 단순 가격 경쟁에서 벗어나 기능과 보안 등 신뢰도를 묶어 '안심 프리미엄' 이미지를 강화하겠다는 의도다.
삼성전자는 지난 9월 독일 베를린 IFA 2025에서 비스포크AI 제트 봇 스팀 울트라 시제품을 공개했다. 100도 스팀 기반 살균 기능과 모서리 먼지를 직접 닦는 팝 아웃 콤보 기능을 적용한 모델로 프리미엄 집중 전략을 보여줬다. 삼성전자는 무선청소기와 공기청정기 등 기존 생활가전에서 쌓은 프리미엄 이미지를 로봇청소기로 확장해 거실 전체를 아우르는 '홈 클리닝' 패키지 수요까지 겨냥한다는 구상이다.
LG전자는 IFA에서 히든스테이션과 프리스탠딩형 오브제 스테이션을 선보였다. 본체와 스테이션 모두에 스팀 기능을 적용한 구조로 청소 성능과 위생 관리 수준을 높인 것이 특징이다. 업계에선 스팀 기능이 차세대 로봇청소기의 핵심 경쟁 요소로 자리 잡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두 회사 모두 먼지 흡입과 물걸레 기능에 더해 고온 스팀과 자동 관리 기능을 결합해 '스스로 관리되는 가전'으로 인식을 바꾸는 전략이다.
중국 업체들이 한국 시장에서 빠르게 세를 넓혀가면서 국내 기업들의 고가형 제품군 성과가 정체된 흐름이 이어지고 있다. 올해 고가형 시장에서 삼성전자와 LG전자의 합산 점유율은 20% 중반대로, 70%에 달하는 중국 업체들에 비해 열세를 보이는 것으로 파악됐다. 중저가 시장에서는 이미 중국 브랜드 비중이 크게 올라간 상황이어서 국내 업체로선 상대적으로 수익성이 높은 프리미엄 영역을 사수하는 것이 우선 과제가 된 상태다.
하지만 최근까지도 중국산 제품들의 보안 문제가 불거지고 있어 판세가 역전될 가능성도 적지 않다. 지난달 국회 정무위원회 국정감사에는 로보락 관계자가 출석해 개인정보 수집 문제에 대한 입장을 밝힌 바 있다. 국정감사에서 관련 논의가 공개적으로 다뤄진 뒤 온라인 커뮤니티와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중심으로 로봇청소기 보안 이슈가 다시 부각된 점도 국내 업체들에는 기회 요인으로 받아들여진다.
올해 말부터 신제품을 출시할 국내 업체들 역시 보안을 전면에 내세울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는 신제품과 함께 자체 보안 솔루션인 삼성 녹스를 포함해 강점을 드러냈다. LG전자도 신제품에 자사 보안 솔루션인 LG 실드를 적용한다는 계획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국내 업체들이 제대로 된 제품을 출시한다면 한국에 진출한 중국 제품들의 판매가 어려워질 것"이라며 "서비스와 보안 문제를 공략할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박준이 기자 giver@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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