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터리 소재 기업인 에코프로비엠에서 리튬망간리치(LMR) 양극재 개발을 주도하는 공보현 상무는 "한국이 LMR 생산에서 유리한 구조"라고 단언했다. 중국의 리튬인산철(LFP) 배터리에 한국 배터리 기업들이 맞서기 위해선 망간 비중이 높은 배터리 개발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LMR, 삼원계 라인 그대로 사용…저렴한 원료 사용 가능
공 상무는 지난달 24일 충북 청주 에코프로비엠 본사에서 기자와 만나 "중국과 배터리 경쟁을 위해 LFP를 생산하려면 공장을 새로 지어야 하지만 LMR은 기존 삼원계 생산라인을 그대로 활용할 수 있어 한국 기업에 유리하다"고 말했다.
에코프로비엠이 중국산 LFP 배터리 공세에 맞선 한국형 대안으로 LMR 양극재 상용화에 속도를 내고 있다. 특히 그룹사 협업을 통해 전구체까지 국산화하는 등 공급망 경쟁력 강화에서 나서며 글로벌 완성차(OEM) 업체를 공략하고 있다.
공 상무는 "리튬 하이드록사이드(수산화리튬) 대신 더 저렴한 리튬 카보네이트(탄산리튬)를 쓸 수 있다"며 "여기에 저렴한 망간의 비율이 니켈 함량보다 훨씬 높기 때문에 가격 경쟁력 측면에서도 충분히 승산이 있다"고 했다. 또 "LFP 배터리에서 회수되는 철과 인이 경제적 가치가 낮아 재활용 수익성이 떨어진다"고 말했다. 반면 LMR 양극재는 니켈과 높은 함량의 리튬을 포함하고 있어 경제적 회수 가치가 높아 리사이클 측면에서도 유리한 측면이 있다고 알려져 있다.
에코프로비엠은 2019년 LMR 개발에 착수했다. 높은 에너지 밀도와 저가 원재료라는 장점에도 불구하고, 고전압 환경에서 발생하는 가스 및 전해액 분해 문제가 양산의 가장 큰 걸림돌이었다. 공 상무는 "이론적으론 고용량에도 가격이 저렴해 업계에선 언젠가 LMR을 사용할 것이란 전망이 있었지만 초기 화성공정 및 고전압 구동 시 가스가 많이 발생하고 전해액이 분해되는 등의 문제가 있었다"며 "수년간 연구 끝에 지금은 상당 부분 해결됐고, 안정적으로 만들 수 있는 조건이 갖춰졌다"고 말했다.
그는 미국 완성차 업체가 LMR에 주목한다고 시장 가능성에 무게를 뒀다. 공 상무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의 중국산 배터리 배제 정책을 짚으면서 "미국은 중국 의존도를 낮추기 위해 LFP 대신 LMR을 선택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중국산 전구체 의존도 높아…그룹 내 공급망 완성 목표현재 국내 양극재 업체들은 중국산 전구체를 들여와 LMR 양극재를 생산하고 있다. 에코프로비엠은 북미향 제품의 경우 금지외국기관(PFE) 리스크를 최소화하기 위해 기존 전구체 공급사뿐 아니라 그룹 계열사인 에코프로머티리얼즈와도 긴밀히 협업하며 전구체 밸류체인을 구축하고 있다.
에코프로비엠은 산업통상부가 내년 초 공고할 예정인 고망간 양극재 연구개발을 위한 신규 국책과제에도 참여한다. 공 상무는 "세부 공고는 나오지 않았지만 연구소 등과 협업을 논의하고 있다"며 "국내에서 가장 빠르고 안전하게 LMR 소재를 양산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청주=심성아 기자 heart@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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