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대 노광장비 업체 ASML이 경기 화성에 신사옥을 완공하며 한국을 대만에 이어 아시아 핵심 기술 거점으로 공식화했다. 첨단 노광장비 운용과 교육, 재제조 기능을 갖춘 '기술 실험실' 형태로 설계돼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차세대 미세공정 경쟁력 강화에 직접적인 영향을 줄 전망이다.
12일 업계에 따르면 ASML은 이날 경기 화성시 동탄일반산업단지에서 신사옥 개소식을 진행한다. 크리스토퍼 푸케 ASML 최고경영자(CEO)가 개소식에 참석하기 위해 방한했으며, 송재혁 삼성전자 반도체(DS)부문 최고기술책임자(CTO) 겸 반도체연구소장과 차선용 SK하이닉스 미래기술연구원장(사장) 등 양사 주요 기술 임원들이 자리를 함께한다.
ASML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국내 반도체 기업과의 협력을 강화하기 위해 총 2400억원을 투자해 이번 신사옥을 건립했다.
네덜란드에 본사를 둔 ASML은 극자외선(EUV) 노광장비를 독점 공급하는 기업으로, 이번 화성 신사옥은 ▲재제조(리뉴팩처링)센터 ▲트레이닝센터 ▲체험센터 등 세 가지 핵심 공간으로 구성됐다. 단순한 사무공간이 아닌 첨단 기술 실험과 장비 운용 교육이 동시에 이뤄지는 '기술 복합거점'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그동안 국내 반도체 업계는 첨단 노광장비 수급과 기술 훈련 등을 위해 네덜란드 본사나 대만으로 엔지니어를 보내왔지만, 이제는 현지에서 교육·수리·검증이 가능해졌다. 업계 관계자는 "ASML은 미세공정을 하는 기업에 꼭 필요한 장비를 만드는 회사라 매우 중요한 파트너"라며 "이번 신사옥은 국내 반도체 업체들이 ASML과 기술 협력을 더 빠르고 효율적으로 진행할 수 있는 기반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ASML은 이미 1996년 한국에 진출해 2016년 동탄에 ASML 코리아 본사 및 기술지원센터를 세웠지만, 주로 고객 지원과 영업 기능 중심이었다. 이번 화성 신사옥은 기존 본사를 대체하면서 규모와 역할 모두 확대한 첫 '첨단 기술형 사옥'이다. 하이 NA(High-NA) EUV 노광기 실습과 유지보수, 재제조가 모두 가능한 시설로, 한국을 대만에 이어 ASML의 아시아 핵심 기술 허브로 격상하는 계기가 될 것이란 평가다.
박준이 기자 giver@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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