압도적 연주력에 취하다… 베를린 필 2년 만의 내한 호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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압도적 연주력에 취하다… 베를린 필 2년 만의 내한 호평
“페트렌코 집요한 지휘 돋보여” 브람스·바그너 등 곡 완벽 소화
키릴 페트렌코가 이끄는 베를린 필하모닉이 7∼9일 서울 예술의전당 콘서트홀 무대에 올랐다. 바그너의 ‘지그프리트 목가’에서부터 브람스의 교향곡 1번까지 다양한 프로그램으로 베를린 필 역사상 여덟 번째이자 2년 만의 내한공연을 성료했다.
키릴 페트렌코(앞줄 가운데)가 이끄는 베를린 필하모닉이 9일 서울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브람스 교향곡 제1번 연주 대단원의 막을 내리고 있다. 빈체로 제공 클래식팬들로부터 가장 많은 갈채를 받은 공연은 협연없이 진행된 8일 연주였다. 야나체크의 ‘라치안 춤곡’, 버르토크 ‘중국의 이상한 관리 모음곡’, 스트라빈스키의 ‘페트루슈카’를 선보였는데 특히 많은 갈채를 받은 건 ‘중국의 이상한 관리 모음곡’이다. 허명현 음악평론가는 “연주력 자체가 압도적”이라며 “가장 좋았던 버르토크 ‘중국의 이상한 관리’ 에서도 역시 개인기량들이 빛났다. 중요한 역할이었던 클라리넷은 매 순간 음량, 뉘앙스 조절을 너무 자연스럽게 이어갔고 일체감 높았던 스트링들은 물론이고 금관들이 순차적으로 콘서트홀을 가득 채운 장면에선 어느 악기 하나 빠지지 않았다”고 평가했다.

첫날과 마지막 날 공연은 피아니스트 김선욱과 슈만 피아노 협주곡 협연에 이어 베를린 필이 최근 앨범을 발매한 브람스 교향곡 1번이 한국 관객을 만났는데 역시 악단 개인의 뛰어난 기량과 전체의 집중력이 완벽한 조화를 이루는 무대였다. 호른 수석 슈테판 도어 등 베를린 필이 자랑하는 슈퍼스타급 연주자들의 솔로 연주가 경탄을 자아냈다. 일명 열외 없이 모든 것을 쏟아내듯 최선을 다하는 단원들 모습도 눈으로 확인할 수 있을 정도였다. 2019년 첫 한국인 정단원이 된 비올리스트 박경민은 프로그램북에 쓴 글을 통해 “(페트렌코는)사운드에 있어 집요하고도 예민한 지휘자”라며 “페트렌코의 리허설은 음 한 개, 악절 하나에도 끊임없이 의미를 묻고 표현이 도달해야 할 지점을 향해 모두를 이끈다…. 방식은 고되고 느리지만 그의 리허설을 경험해 본 사람이라면 왜 그가 지금의 베를린 필하모닉을 이끄는 존재인지 이해하게 된다”고 강조했다.

박성준 선임기자 alex@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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