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품 업계가 '굿즈(굿즈 마케팅)' 경쟁에 나섰다. 식품 기업들이 제품의 브랜드 경험을 확장하려는 전략의 일환으로 자사 캐릭터를 활용해 실용성과 감성을 결합한 굿즈를 잇따라 내놓고 있는 것이다. 휴대용 배터리와 손난로, 키링 등 생활 속 소품을 통해 브랜드를 일상에 녹이는 방식이다.
8일 식품 업계에 따르면 오리온이 최근 출시한 '참붕어빵 손난로'는 크라우드펀딩 플랫폼 와디즈를 통해 판매를 시작한 지 단 4일 만에 8000개 전량 매진되는 기록을 세웠다. 해당 제품은 오리온이 겨울철 간식인 붕어빵을 사계절 과자로 재해석한 대표 인기 제품 '참붕어빵'을 그대로 본떠 만든 굿즈다. 주머니에 들어가는 아담한 크기와 부드러운 곡선 디자인으로 실제 붕어빵을 쥔 듯한 감성을 전한 것이 특징이다. 휴대폰 충전 기능까지 추가해 실용성도 확보했다.
오리온 관계자는 "최근 굿즈가 브랜드의 감성과 개성을 경험하는 새로운 문화로 자리 잡고 있는 가운데, 젊은 세대의 감성과 겨울철 시즌감을 담아 대표 제품 '참붕어빵'과 결합한 손난로 굿즈를 기획하게 됐다"며 "출시 전부터 SNS에서 관련 게시물이 확산되며 조회 수 200만회를 돌파하는 등 관심이 이어졌는데, 빠른 시일 내 판매가 완료됐다"고 설명했다.
식품 업계는 최근 캐릭터를 기반으로 한 굿즈, 콘텐츠, 체험형 공간이 새로운 수익 축으로 부상하고 있다. 제품 중심의 경쟁이 치열해질수록, 브랜드 감성을 팔 수 있는 '굿즈 경제'가 더 중요해진다는 판단에서다.
농심도 장수 라면 브랜드 '너구리' 캐릭터를 현대적으로 재해석해 굿즈 판매 및 체험형 콘텐츠로 확대하고 있다. 최근에는 컵라면 뚜껑 홀더 '너구리 컵라면 스토퍼'를 전국 완구 판매점과 대형마트, 편의점, 온라인몰에서 판매하며 소비자 접점을 넓혔다. 또한 명동, 동대문, 한강버스 여의도·잠실 선착장 등지에서 '너구리의 라면가게'를 운영하며 즉석조리 체험과 포토존, 굿즈존을 마련했다. 소비자가 K-라면과 K-문화를 직접 체험할 수 있는 공간을 제공해 캐릭터 기반 브랜드 경험을 강화한 것이다.
삼양식품은 '불닭볶음면'의 캐릭터 '호치'를 중심으로 다양한 캐릭터를 활용한 IP 사업을 확장하고 있다. 콘텐츠커머스를 담당하는 계열사 '삼양애니'를 설립하고 글로벌 콘텐츠와 커머스 사업을 적극 전개 중이다. 최근 광주 충장로 3가에서 열린 '호치 팝업 스토어'에서는 캐릭터를 활용한 굿즈를 전시·판매하며 소비자와 직접 접점을 확대하는 사례로 주목받았다. 또 빨간 병아리 캐릭터 '페포'를 활용한 유튜브 채널은 개설 1년 만에 누적 조회 수 1억5000만회를 기록했으며, 구독자의 99%가 해외 팬으로 글로벌 팬덤 형성에 성공했다.
오뚜기는 2022년 공식 캐릭터 '옐로우즈'를 개발하고 다양한 굿즈와 브랜드 공간, 이벤트에 활용하고 있다. '뚜기', '마요', '챠비' 3종 캐릭터를 인형과 키링으로 제작하고, '해피냠냠송' 테마송을 공개했다. 디자인 스토어와 협업한 커스텀 굿즈도 선보였다. 최근에는 CGV용산아이파크몰과 협업해 캐릭터 콘셉트 스토어 '해피냠냠 라면가게'를 운영, 포토존·시음존을 마련해 브랜드 체험을 강화했다.
식품업계가 캐릭터 사업에 힘을 싣는 이유는 굿즈 판매로 직접적인 수익을 창출함과 동시에, 브랜드 인지도와 충성도를 강화할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캐릭터는 협업 상품, 온라인 콘텐츠, 팬덤 마케팅으로 확장 가능한 '무형 자산'으로 평가받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캐릭터는 단순한 장식이 아니라 브랜드 세계관을 소비자에게 전하는 언어가 됐다"며 "이제 식품기업의 경쟁력은 제품 품질뿐 아니라, 브랜드 감성을 얼마나 깊이 있게 구현하느냐에 달려 있다"고 말했다. 업계 다른 관계자 역시 "MZ세대는 제품을 소비하는 동시에 브랜드 스토리를 경험하고자 한다"며 "굿즈는 기업이 그들과 감성적으로 연결되는 통로이자, 식품 브랜드의 장기 충성도를 높이는 수단"이라고 말했다.
한예주 기자 dpwngks@asiae.co.kr
▶ 2026년 사주·운세·토정비결·궁합 확인!
▶ 십자말풀이 풀고, 시사경제 마스터 도전! ▶ 속보·시세 한눈에, 실시간 투자 인사이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