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지역 주택담보대출(주담대) 연체율이 20개월 연속 0.3%대를 유지하며 금리인하기에도 꺾이지 않고 있다. 연체율 수준은 올해 들어 더 높아져 평균 0.35%까지 올라섰다. 5년 전 초저금리 시기 '영끌'로 대출을 받은 이들의 금리 재산정 시기가 돌아오면서 이자 상환에 부담을 느끼는 차주들이 늘어난 영향이다. 올 들어 기준금리를 두차례 낮췄음에도 가계대출 총량 관리로 주담대 금리가 여전히 높은 것도 이자 부담을 키웠다는 지적이 나온다.
6일 한국은행 경제통계시스템에 따르면 국내 은행의 서울 지역 주담대 연체율은 올 들어 1~8월까지 평균 0.35%로 집계됐다. 관련 통계를 집계하기 시작한 2019년 12월 이후 연간 기준 역대 최고치다. 연평균 연체율은 2020~2022년까지만 해도 0.1%대를 유지했으나 2023년 0.26%로 올라섰고, 지난해에는 0.31%까지 확대됐다.
월별로 보면 2024년 1월(0.32%) 이후 1년 8개월째 0.3%대를 이어가고 있다. 연체율 수준은 올 들어 더 악화되는 모습이다. 5월에는 역대 최고 수준인 0.37%를 찍었다. 이후에도 3개월 연속 3.5%대에 머물며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서울이 오르자 전국 기준 주담대 연체율도 같이 상승했다. 전국 주담대 연체율은 8월 기준 0.3%로, 전월(0.29%) 대비 상승 폭이 확대됐다.
연체율은 전체 주담대 중 1개월 이상 원리금 상환이 이뤄지지 않은 대출의 비율을 뜻한다. 서울 지역에서 주담대를 빌린 1000명 중 3~4명은 원금과 이자를 제때 갚지 못해 1개월 이상 밀렸다는 얘기다.
이런 연체율 상승은 2020년 초저금리 주담대가 부메랑이 돼 돌아왔다는 지적이 나온다. 2020년 당시 2%대의 낮은 금리로 월 이자 부담을 계산해 무리하게 대출을 받은 소위 '영끌족'들이 올해 금리를 재산정 받으면서 급격히 늘어난 이자를 감당하기 어려워졌다는 얘기다. 올 들어 주담대 평균 금리는 연 4.03%로, 5년 전인 2020년(2.5%)보다 1.53%포인트 늘었다. 2020년 5억원의 주담대를 2.5%(30년 만기 원리금균등상환 기준)의 금리로 빌렸을 경우 당시에는 월 이자 부담이 약 197만원이었다면, 올해는 237만원(연 4.0% 기준)으로 늘었다.
금리인하기임에도 은행들이 가계대출 총량 관리를 위해 주담대 금리를 여전히 높은 수준으로 유지하고 있는 것도 영향을 미쳤다. 기준금리는 지난해 10월 피벗(통화정책 전환) 이후 올해 5월까지 네차례에 걸쳐 1%포인트 내렸지만, 주담대 금리는 0.09%포인트 줄어드는 데 그쳤다.
연체율은 앞으로 더 확대될 가능성이 있다. 우선 주담대 금리가 추가 인상될 것으로 예상된다. 지표금리인 은행채 금리가 오르고 있는 데다, 가계대출 총량 관리에 주담대 위험가중치 인상 등 대출 규제는 더 강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더해 평균 주담대가 3%를 밑돌던 시기가 2021년 8월까지인 점을 고려하면, 적어도 내년 8월까지는 '초저금리 주담대' 후폭풍이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고금리 전환으로 이자상환에 부담을 느낄 '영끌' 차주들이 앞으로 더 늘 수 있다는 얘기다. 2020년 12월 기준 금리가 3% 미만인 가계대출 비중은 81.2%에 달한다.
김혜민 기자 hmi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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