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아웃백에서 처음으로 스테이크를 구웠어요. 선임 셰프한테 굽는 법을 배우고, 본사 교육도 받았죠. 지금은 광화문점 주방 전체를 총괄하는 매니저가 됐습니다. "
아웃백 스테이크하우스 광화문D타워점의 장소희 셰프(29)는 최근 열린 '아웃백 스테이크 마스터 챔피언십'에서 초대 우승을 차지했다. 2016년 홀 아르바이트로 시작한 그는 스테이크를 굽기 시작한 지 6년 만에 전국 최고의 아웃백 스테이크 셰프로 성장했다.
그는 "대회를 준비하면서 즐기자는 마음으로 임했다"며 "하지만 막상 우승하니까 그동안 쌓아온 열정이 보상받는 느낌이 들었다"고 말했다. 인터뷰 내내 차분한 어조였던 그는 '스테이크'라는 단어가 나올 때마다 눈빛이 반짝였다.
장 셰프는 이번 스테이크 마스터 챔피언십에서 패자부활전으로 올라왔다. 그는 "지역마다 있었던 1차 시험에서 떨어졌지만, 본사 스테이크 메뉴 개발파트에서 '와일드카드'로 다시 기회를 주셨다"며 "이후 2차 시험에선 3등, 3차 시험에선 1등으로 결선까지 올라갔다"고 설명했다.
챔피언십이 진행된 3개월간 그는 하루도 긴장의 끈을 놓지 않았다. 장 셰프는 "평소처럼 근무하면서 시험을 준비했기 때문에 고객들에게 스테이크를 낼 때마다 시험이라고 생각했다"며 "광화문점 점주님이 브레이크 시간 등 손님이 적을 땐 구워보라고 편의를 봐주셔서 연습을 할 수 있었고 좋은 결과가 나왔다"면서 떠올렸다.
장 셰프가 정상의 자리에 설 수 있었던 배경에는 아웃백의 인재 육성 프로그램이 있었다. 특히, 아웃백은 매년 상·하반기에 아웃백 셰프들의 전문성을 키우기 위해 업계에서 유일하게 '스테이크 마스터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장 셰프는 "지난해부터 총 4번 스테이크 마스터 테스트를 봤는데, 생각보다 까다롭다"며 "고기 스펙, 온도, 장비, 굽기 단계를 모두 외워야 하고 필기, 실기를 모두 통과해야 '스테이크 마스터'가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아웃백에 따르면 스테이크 마스터 프로그램엔 연간 약 400명이 지원해 85명만 합격(합격률 21.34%)하고 있다. 이 평가에서 3회 이상 합격하게 되면 '골드 마스터(Gold Master)'로 승급한다. 1년간 가장 많은 스테이크 마스터를 배출한 상위 5개 매장에는 '현판'도 붙는다. 골드 마스터를 모두 배출한 매장엔 '스티커'가 수여된다. 장 셰프는 "광화문점에도 스티커가 붙어 있다"면서 "손님들도 '이 집은 스테이크 잘 굽는 집이구나' 하는 신뢰를 가질 수 있다"며 웃었다.
쇠퇴의 길을 걷던 아웃백이 다시 주목받을 수 있었던 이유도 여기에 있다. 아웃백은 단순한 외식 브랜드가 아닌 '스테이크 전문점'으로 체질을 바꿨다. 과거 수십 가지 메뉴를 운영하던 시절과 달리, 스테이크 품질 향상에 모든 역량을 집중한 것. 고기 품질 역시 '초이스(Choice)' 등급 이상의 고급육만 사용하고, 메뉴별 최적의 온도·시간·조리 로직을 표준화했다. 그리들과 그릴 등 다양한 조리 장비에 대한 투자를 아끼지 않으며 미국 본사 수준의 조리 환경을 구현했다. 그 결과 2021년 다이닝브랜즈그룹(당시 bhc그룹) 인수 당시 78개였던 매장은 2025년 현재 101개로 늘었다.
매출 구조도 달라졌다. 스테이크 판매 비중이 늘고, 프리미엄 메뉴가 매출을 견인하고 있다. 대표 메뉴인 '블랙라벨 스테이크'는 15초에 한 개씩 팔리고 있다. 2015년 출시 이후 10년째 스테이크 판매 1위를 기록하며, 전체 스테이크 판매의 25%를 차지한다. 한국에서 개발돼 미국 본사와 홍콩으로 수출된 대표 메뉴이기도 하다.
아웃백의 목표는 장 셰프와 같은 인재들을 꾸준히 육성하는 것이다. 장 셰프는 이번 우승으로 '그랜드 마스터'로 선정돼 내년 2월 미국 본사를 방문한다. 그는 "미국의 다양한 스테이크 문화를 직접 경험해 한국 아웃백만의 스테이크를 더 발전시킬 수 있는 아이디어를 얻을 수 있으면 좋겠다"며 "언젠가 본사 메뉴개발팀에 들어가 블랙라벨 스테이크를 만든 선배님처럼 아웃백을 대표하는 스테이크를 개발하는 게 꿈"이라고 강조했다.
한예주 기자 dpwngks@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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