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내 한복판서 '치킨 회동'…韓에도 상륙한 '젠세너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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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내 한복판서 '치킨 회동'…韓에도 상륙한 '젠세너티'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는 고향 대만을 찾을 때마다 야시장을 찾는다. 지난해 5월 타이베이 '컴퓨텍스 2024' 참석 당시에도 모리스 창 TSMC 창업주 등과 함께 닝샤와 라오허제 야시장을 돌며 시민들과 대화를 나눴다. 대만 언론은 그의 이름 '젠(Jen)'과 '인세너티(insanity)'를 합친 '젠세너티(Jensenity) 효과'라 부르며 대중적 영향력을 상징했다.


이 '젠세너티'가 서울에서도 재현됐다. 지난 30일 저녁 서울 강남구 삼성동 '깐부치킨'에 황 CEO와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의 회동 소식이 알려지자 수백 명의 인파가 몰렸다. 황 CEO가 "에브리바디, 디너 이즈 프리!(모두의 저녁은 내가 쏜다)"라고 외치며 웃음을 보이자 환호가 터졌고, 그는 치킨을 손에 들고 나와 시민들에게 나눠줬다.


재계는 이번 만남을 '한국판 젠세너티 효과'로 본다. AI 반도체, 전기차, 로봇 등으로 산업 지형이 빠르게 재편되는 가운데 글로벌 기술 리더 3인이 한자리에 모였다는 점에서 'AI 동맹'의 상징으로 해석됐다. 황 CEO와 이 회장, 정 회장은 모두 인공지능(AI)을 핵심 사업으로 내세우고 있어 향후 협력 확대 가능성에 무게가 실린다.


SNS에는 세 사람의 이름과 기업명이 태그된 게시물이 하루 만에 10만 건을 넘겼다. 단 한 번의 회동으로 발생한 이른바 '자연 광고' 효과가 대만의 '가장 비싼 저녁'에 비견된다는 평가가 나온다.


'깐부치킨 회동'은 엔비디아의 제안으로 성사됐다. 황 CEO가 "한국의 치맥 문화를 경험하고 싶다"는 뜻을 전했고, 엔비디아코리아가 코엑스 인근을 물색하던 중 '깐부'라는 이름의 상징성과 위치를 고려해 이곳을 낙점했다. 'AI 동반자(깐부)'로서 한국 기업과의 연대를 강화하려는 메시지가 담겼다는 해석이다.


이재용·정의선 회장은 경주 APEC 일정을 마치고 이날 새벽에 서울로 이동해 황 CEO와 만났다. AI·반도체·전기차 등 협력 필요성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치킨 회동을 마친 세 사람은 다음 날인 31일 다시 경주로 향해 APEC 일정에 합류한다. 황 CEO의 세션과 비즈니스라운드테이블 등에서 구체적 논의가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김형민 기자 khm193@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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