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과 미국 간 관세 협상이 극적으로 타결된 가운데 단기적으로 원화 약세 위험과 채권시장 내 자금 조달 위험이 완화될 것이라는 예상이다. 다만 장기적으로는 대미 직접투자가 늘면서 한국 기업들의 달러 수출대금 원화 환전 규모가 줄어들면 원화 약세가 지속될 가능성이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31일 김진욱 시티 이코노미스트는 '한국 3500억달러 대미 투자기금 깜짝 타결' 보고서에서 이같이 밝혔다. 지난 29일 한미 양국은 3500억달러(약 500조원) 규모의 대미 투자 패키지를 핵심으로 하는 관세 협상을 타결했다. 정부 주도로 연간 200억달러 한도, 총 2000억달러를 현금 투자하고 나머지 금액은 우리 기업 주도 조선업 협력 프로젝트에 현금과 보증 등 혼합 방식으로 투자하는 게 골자다. 현금 직접투자 부문 재원은 외환보유액에서 발생하는 배당 및 이자 수익으로 상당 부분 충당될 예정이다. 관세와 관련해서는 미국의 한국산 자동차 25% 관세를 15%로 인하하고 반도체 관세는 경쟁국인 대만에 비해 불리하지 않은 수준으로 유지하기로 했다.
김 이코노미스트는 이번 협상으로 미국 수요 의존도가 높은 한국 자동차 산업의 하방 위험이 상당 부분 완화할 것으로 내다봤다. 경쟁사인 일본·유럽 자동차 회사들과 동일한 15%의 관세를 적용받아 미국 시장에서 대등한 경쟁이 가능해졌다는 분석이다.

그는 외환시장 부담도 줄어들 것으로 전망했다. 구체적으로 원화 약세 리스크와 원화 채권시장 내 자금조달 부담이 완화될 것으로 판단했다. 최근 한국은행이 외환보유액을 훼손하지 않고 1년 내 조달할 수 있는 외화 규모가 150억~200억달러 수준이라고 밝힌 만큼 외환시장에 미치는 단기 영향은 제한적이라는 설명이다.
김 이코노미스트는 또한 "한국은행이 외환보유액 투자 수익을 미국으로 송금해야 하는 만큼 국민연금공단의 환헤지 및 해외자산 매입 역할이 더욱 중요해질 것"이라고 짚었다. 쉽게 말해 외환보유액이 줄어들어 원·달러 환율이 상승하면 환헤지를 통해 환율 상승 압력을 완화해야 한다는 것이다. 통화정책 측면에서는 이번 협상 타결로 올해 3분기 국내총생산(GDP) 호조를 이어갈 수 있으며 한국은행의 경기둔화, 대외 금융안정성에 대한 우려 또한 완화할 것으로 예상했다.
다만 그는 "한국 기업들의 달러 수출대금 원화 환전 규모가 줄어들어 향후 몇 년간 원화 약세 리스크가 재부상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조선업 협력 프로젝트에서 민간 기업이 직접투자를 진행할 경우 수익을 달러로 받고 다시 미국에서 사용하는 사례가 늘어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오규민 기자 moh011@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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