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하이닉스가 메모리 업계 최초로 양산용 'High(하이) NA 극자외선(EUV)' 장비를 이천 M16팹(반도체 공장)에 반입했다고 3일 밝혔다.

장비는 네덜란드의 반도체 장비 기업 ASML이 만들었고 모델명은 '트윈스캔 EXE:5200B'다. 하이 NA EUV로는 업계에서 최초로 양산된 모델이다.
하이 NA EUV는 기존 EUV보다 해상도를 크게 향상시킨 차세대 노광 장비다. 현재 시장에 나와 있는 장비 중 가장 미세한 회로 패턴 구현이 가능해 선폭 축소 및 집적도 향상에서 핵심적인 역할을 할 수 있다. 기존 EUV 대비 40% 향상된 광학 기술로 1.7배 더 정밀한 회로 형성이 가능하고 2.9배 높은 집적도를 구현할 수 있다.
반도체 제조업체가 생산성과 제품 성능을 높이려면 미세 공정 기술은 반드시 고도화돼야 한다. 회로를 더 정밀하게 구현할수록 웨이퍼당 칩 생산량이 늘어나고 전력 효율과 성능도 함께 개선된다.
SK하이닉스는 2021년 10나노급·4세대(1anm) D램에 EUV를 처음 도입한 이후 최첨단 D램 제조에 EUV 적용을 지속적으로 확대해왔다. 특히 미래 반도체 시장에서 요구될 극한 미세화와 고집적화를 위해 기존 EUV 장비를 넘어서는 차세대 기술 장비 도입을 추진했다.
SK하이닉스는 이번에 도입한 장비를 통해 기존 EUV 공정을 단순화하고 차세대 메모리 개발 속도를 높여 제품 성능과 원가 경쟁력을 동시에 확보할 방침이다. 이로써 고부가가치 메모리 시장에서의 입지를 강화하고 기술 리더십을 더욱 공고히 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SK하이닉스는 "치열한 글로벌 반도체 경쟁 환경에서 고객 수요에 부응하는 첨단 제품을 신속하게 개발하고 공급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하게 됐다"며 "파트너사와의 긴밀한 협력을 통해 글로벌 반도체 공급망의 신뢰성과 안정성을 한층 더 강화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SK하이닉스는 이날 김병찬 ASML코리아 사장, 차선용 SK하이닉스 부사장(미래기술연구원장·최고기술책임자(CTO)), 이병기 부사장(제조기술 담당) 등이 참석한 가운데 차세대 D램 생산 장비 도입 기념행사도 열었다.
김병찬 사장은 "하이 NA EUV는 반도체 산업의 미래를 여는 핵심 기술"이라며 "SK하이닉스와 긴밀히 협력해 차세대 메모리 반도체 기술 혁신을 앞당길 수 있도록 적극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차선용 CTO는 "이번 장비 도입으로 회사가 추진 중인 미래 기술 비전을 실현하기 위한 핵심 인프라를 확보하게 됐다"며 "급성장하는 인공지능(AI)과 차세대 컴퓨팅 시장이 요구하는 최첨단 메모리를 가장 앞선 기술로 개발해 AI 메모리 시장을 선도하겠다"고 말했다.
김형민 기자 khm193@asia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