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작용은 줄이고 치료 효과는 높인 '표적항암제' 개발에 국내 바이오 기업들이 잇따라 뛰어들고 있다. 지난해 표적항암제 임상시험계획(IND) 승인 건수가 두 자릿수 증가율을 기록한 가운데, 연 700조원 규모로 성장이 예상되는 글로벌 항암제 시장 공략에 박차를 가하는 모양새다.

13일 국가임상시험지원재단이 발간한 '2024년 한국 임상시험 산업 정보 통계집'에 따르면 지난해 표적항암제 IND 승인 건수는 171건으로 전년 153건 대비 약 12% 증가했다. IND 승인은 개발 중인 신약 후보물질의 안전성과 효과를 검증하는 임상시험을 하기 위해 규제 당국으로부터 허가받는 절차다.
표적항암제는 암의 성장과 생존에 필수적인 특정 유전자나 단백질만을 선택적으로 공격한다. 정상 세포 손상으로 인한 탈모, 구토, 백혈구 감소 등 기존 세포독성 항암제의 부작용을 개선한 차세대 항암제로 평가받는다.
표적항암제 IND 승인 증가율은 국산 신약의 성공 사례와 가파른 시장 성장세에 힘입은 것으로 읽힌다. 국내 기업의 대표적인 사례는 유한양행의 '렉라자(성분명 레이저티닙)'다. 얀센의 '리브리반트'와 병용하는 렉라자는 특정 유전자 변이를 가진 전이성 비소세포폐암 환자의 1차 치료제로 사용된다. 올해 상반기 글로벌 시장에서 렉라자 리브리반트 병용요법 매출은 약 3억2000만달러(약 4480억원)에 달했다.
항암제 시장 역시 빠르게 성장 중이다. 시장조사기관 포츈비즈니스인사이트에 따르면 2023년 2017억5000만달러(약 282조6518억원)였던 글로벌 항암제 시장 규모는 2032년이면 5182억5000만달러(약 726조683억원)로 성장해 연평균 성장률이 11.3%에 달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런 가운데 '제2의 렉라자'를 목표로 한 국내 기업들도 개발에 속도를 내고 있다. 한미약품은 표적항암 후보물질로 'SOS1-KRAS 상호작용 저해제(HM101207)'를 개발 중이다. 이는 가장 치명적인 암 유발 유전자로 알려진 'KRAS 변이'를 표적한다. HM101207은 KRAS 단백질 활성에 필수적인 'SOS1' 단백질과의 결합을 막는 새로운 기전의 치료제다.
제이인츠바이오는 한국과 미국, 태국에서 4세대 EGFR(상피세포 성장인자 수용체) 표적항암제인 'JIN-A02'의 임상1/2상을 하고 있다. 제이인츠바이오에 따르면 기존 치료제에 내성이 생긴 환자가 1년10개월 이상 약물에 반응을 유지했으며, 특히 뇌 전이 환자 3명 중 1명은 뇌 병변이 완전히 사라지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승규 한국바이오협회 부회장은 "표적항암제의 경우 여러 신약 분야 중에서도 시장 전망 등이 좋다"며 "선택과 집중 전략의 일환으로 표적항암제 개발에 관심이 쏠리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최태원 기자 peaceful1@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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