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족 최대 명절인 추석 연휴가 시작됐다. 짧게는 9일까지, 길게는 12일까지 8~10일 간의 긴 추석 연휴가 3일 시작됐다. 모처럼 가족 간 만남이다 보니 많은 먹는 일이 잦다. 하루 종일 다과가 이어지고 돌아서면 끼니 때가 찾아온다. 여러 사람이 어울려 먹다 보면 먹는 양도 평소 보다 과식하게 된다.
추석 명절 연휴를 하루 앞둔 지난 2일 오후 서울 동대문구 한 시장을 찾은 시민들이 송편을 구입하고 있다. 뉴스1 오랜만에 가족과 친척이 모여 기름진 음식을 나누고 술자리를 갖거나 장거리 운전을 하다 보면 건강을 해칠 수 있다. 연휴를 건강하게 보내려면 과식·과음·야식을 삼가는 것이 기본이다.
명절 음식은 평소 먹는 음식에 비해 열량도 높고 나트륨, 당도 많은 만큼 건강하게 먹는 방법이 중요하다.
식품의약품안전처에 따르면 추석 대표 음식 깨송편은 100g이 219㎉에 이른다. 쌀밥 한 공기 250g의 열량 300㎉로 견줘보면 열량이 높다.
약과 100g(2~3개)은 422㎉고, 소갈비찜 300g이 256㎉, 돼지고기완자전 200g이 277㎉, 잡채 200g이 291㎉, 떡갈비 200g이 403㎉에 이르고, 애호박전 150g은 183㎉, 두부부침 100g은 140㎉, 소고기뭇국 400g은 62㎉다.
기름진 음식을 많이 섭취하면 소화 시간이 길어지고 위장에 부담이 커진다. 당뇨병이나 심혈관질환 환자의 경우 혈당·혈압이 쉽게 흔들릴 수 있어 양 조절이 필요하다.
연휴 동안 잦은 술자리는 급성 췌장염과 역류성 식도염 같은 응급 질환으로 이어질 수 있다. 급성 췌장염은 과음으로 췌장액이 역류해 발생하며, 상복부 통증과 구토를 동반한다. 또 기름진 음식을 먹고 바로 눕거나 야식을 즐기면 위산이 식도로 올라와 속쓰림과 가슴 통증을 일으킬 수 있다.
귀성·귀경길 장거리 운전은 허리·목·무릎 등 관절에 큰 부담을 준다. 같은 자세를 오래 유지하면 디스크나 관절 통증이 악화할 수 있어 2시간마다 휴게소에 들러 스트레칭하고, 운전석에서는 허리를 곧게 세우는 자세를 유지해야 한다.
과도한 가사노동과 가족 간 갈등은 정신적 스트레스를 높인다. 불면증, 두통, 소화장애로 이어지기 쉽기 때문에 짧게라도 혼자만의 시간을 갖고 복식호흡으로 긴장을 완화하는 것이 좋다.
연휴가 끝난 뒤에는 채소 위주의 가벼운 식사와 가벼운 운동, 온찜질이나 반신욕으로 회복 시간을 갖는 것이 바람직하다. 음식은 덜 먹되, 몸은 더 움직이면서 여유롭게 쉬는 것이 건강하게 명절을 보내는 방법이다.
황만기키본한의원 황만기 대표원장(한의학박사)은 “추석 때, 명절 스트레스·과식·피로 등으로 인해 급체(急滯)했는데 전문 의료기관을 방문하기 어려운 경우라면, 간단한 생활요법으로도 증상을 어느 정도 해소할 수 있다”며 “손가락으로 합곡혈(合谷穴) 이나 내관혈(內關穴) 또는 중완혈(中脘穴)을, 약간의 아픔이 느껴질 정도의 강도로, 부드럽게 눌러주면 상당한 도움이 된다”고 조언했다.
이어 “또한 평소에 소화불량이 잘 나타나는 경향이 있는 예민한 사람이라면, 예방을 위해서 추석 전에 미리 ‘생강차’나 ‘매실차’와 같은 소화에 도움이 되는 한방차를 따뜻하게 마시는 것이 큰 도움이 된다”고 설명했다.
황만기키본한의원 황만기 대표원장(한의학박사). 황만기키본한의원 제공 이어 황 원장은 “추석 때 갑자기 체중이 확 증가하는 경우도 많기 때문에, 다이어트와 체중감량에 도움이 되는 ‘율무차’를 수시로 마시는 것을 추천한다. 율무는 한의학적으로는 ‘의이인(薏苡仁)’이라고 부르는데, 비만을 유발하는 체내 노폐물 축적을 차단하고 신진대사 기능을 개선하는 대표적인 비만 관리용 한약이다. 평소 몸이 잘 붓고 피부에 뾰루지와 여드름이 잘 생기는 여성들에게 더욱 좋다”고 강조했다.
김경호 기자 stillcut@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