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일 오후 서울 시내 한 편의점에 타이레놀이 진열돼 있다. 뉴스1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임신부의 ‘타이레놀’(성분명 아세트아미노펜) 복용 시 부작용을 언급해 논란이 된 가운데 식품의약품안전처(식약처)는 “임신부의 경우 필요시 전문가와 상의 후 복용할 수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
최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임신 중 타이레놀 복용을 아기의 자폐증 발생 위험 요소 중 하나라고 발표하자, 국내 임신부들이 큰 혼란에 빠졌다.
그동안 의사들은 타이레놀을 임신부의 통증과 발열 치료에 폭넓게 처방해왔다. 임신부에게 안전한 해열·진통제 중 하나로 알려졌기 때문이다.
이런 논란에 대해 식약처는 25일 “기존 사용상의 주의 사항대로 의사, 약사 등 전문가와 상의하고 복용할 수 있다”고 밝혔다.
식약처에 따르면 임신 초기 38℃ 이상의 고열이 지속되면 태아 신경계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증상이 심할 경우 아세트아미노펜 성분 해열·진통제를 복용할 수 있다.
다만 복용량은 하루에 4000㎎을 넘지 않는 것이 좋다.
반면 통증 완화에 사용하는 비스테로이드성 소염진통제(이부프로펜, 덱시부프로펜, 나프록센 등)는 태아 신장에 문제를 일으킬 수 있어 임신 20~30주에는 꼭 필요한 경우에만 최소량을 최단기간 사용해야 한다.
임신 30주 이후에는 사용하지 않는 것이 좋다.
개인별로 의료적 상황이 다를 수 있기에 임신부는 아세트아미노펜 성분이 포함된 의약품을 복용하기 전에 의약전문가와 상의해야 한다.
현재 타이레놀 등 아세트아미노펜 성분이 포함된 의약품의 국내 허가 사항에는 임신 중 복용과 자폐증 간 연관성에 대한 내용은 없다.
식약처는 해당 업체에 미국 정부의 발표에 대한 의견 및 자료 제출을 요청했다.
식약처는 관련 자료 및 근거를 충분히 검토한 뒤 새로운 과학적 증거나 사실이 발견되면 사용상의 주의 사항 등에 반영하겠다는 방침이다.
한편 로버트 F. 케네디 주니어 보건부 장관은 올 4월 내각 회의에서 “9월까지 자폐증 유행의 원인을 파악하겠다”고 자신했다.
케네디 장관은 과거 백신 접종이 자폐증을 유발한다고 주장했으며, 그가 설립한 백신 반대 단체인 ‘아동건강보호단체’는 타이레놀의 주성분인 아세트아미노펜이 아동의 신경학적 문제와 연관성이 있다는 주장을 제기한 바 있다.
트럼프 대통령 발표에 이어 미국 식품의약국(FDA)은 임신부의 아세트아미노펜 사용이 어린이의 자폐증, 주의력결핍과잉행동장애(ADHD) 같은 신경학적 질환의 위험 증가와 관련이 있을 수 있다는 내용을 반영해 아세트아미노펜 제품에 대한 라벨 변경 절차에 착수했다고 밝혔다.
다만 FDA는 인과관계는 명확히 확립되지 않았다고 선을 그었다.
이동준 기자 blondie@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