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조선기자재가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탈(脫)석탄 가속화로 에너지 공급망 다변화가 시급한 유럽 시장을 공략하고 나섰다.
코트라(KOTRA)와 부산조선해양기자재공업협동조합은 9일부터 나흘간 이탈리아 밀라노에서 열리는 '가스텍(Gastech) 2025'에 한국관을 설치했다고 12일 밝혔다. 제품 시연부터 한·이탈리아 조선해양·에너지 글로벌 파트너링(GP) 행사를 열어 기업간거래(B2B) 수출 상담을 진행했다.

유럽은 2022년 러시아-우크라이나 사태 이후 러시아산 천연가스 의존도를 낮추고 있다. 여기에 탈석탄 속도까지 예정보다 빨라지며 에너지 공급망 다변화에 속도를 내고 있다. 이탈리아를 비롯한 유럽 국가들은 미국·카타르·알제리 등에서 액화천연가스(LNG) 수입을 늘리고 있는데, 이를 위해 LNG 탱커 선박·터미널 등 기자재 수요가 함께 늘고 있다. 아울러 특정국 의존 탈피 노력이 커지면서 조선·에너지 기자재 분야에서 경쟁력을 갖춘 한국산 제품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다.
'가스텍 2025'는 전 세계 기업 약 1000곳에서 5만여명이 찾는 조선해양·에너지 분야 최대 전시회로, 유럽을 비롯한 글로벌 기업들이 대거 참가한다. 올해 핵심 의제는 LNG·수소 등 친환경 에너지와 인공지능(AI) 기반 신기술로 해당 분야에 강점을 가진 우리 기업들에 대한 관심이 컸다.
한국관에 부스를 설치한 기업 11곳은 해양플랜트, LNG·LPG 파이프라인, 선박용 제어장치, UPS(비상 전력공급 시스템), 폴리우레탄 시스템 등을 선보였다. 전시회 기간 중 열린 B2B 수출상담회에는 이탈리아 국영 조선업체 핀칸티에리, 사이펨(Saipem SpA), 마이어(Maire SpA) 등 글로벌 조선·에너지 기업 69곳이 찾았다. 우리 기업들은 상담을 통해 총 866만 달러 규모의 계약을 추진했다.
김명희 코트라 부사장 겸 혁신성장본부장은 "가스텍은 단순 전시회를 넘어 기업들이 파트너를 찾는 실질적 비즈니스의 장"이라며 "유럽의 에너지 전환과 공급망 다변화 흐름 속에 우리 기업들이 바이어와 파트너링 구축 및 신규 공급망에 진입할 수 있도록 밀착 지원하겠다"고 강조했다.
장희준 기자 junh@asia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