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유근 박사(미국명 톰 김) [사진=김 헬스센터]미국 테네시주 녹스빌에서 수십 년간 의료보험이 없는 저소득층을 위해 무료 진료를 이어온 북한 실향민 의사 김유근 박사(미국명 톰 김)가 향년 81세로 지난 16일(현지시간) 별세했다. 녹스뉴스 등 현지 매체들에 따르면 녹스빌 한인회와 '김 헬스센터'는 18일 성명을 통해 김 박사의 별세 소식을 전하며 "고인은 국적과 인종, 형편을 가리지 않고 미국인과 한국 동포들을 위해 무료 진료 봉사를 계속해왔다"고 추모의 뜻을 전했다.
1944년 평안남도 중화 태생인 김 박사는 7살이던 1951년 월남했다. 이후 1961년 미국으로 넘어가 어린 시절을 보낸 그는 다시 한국으로 돌아와 1974년 연세대 의대를 졸업했다. 김 박사는 오하이오대와 테네시대에서 레지던트 및 전문의 과정을 마친 뒤, 1981년부터 테네시주에서 혈액종양학 전문의로 활동했다.
김 박사가 본격적으로 무료 진료에 나선 것은 1993년이다. 그는 녹스빌에 '미국 무료 의료 진료소를 설립하고 의료보험이 없는 저소득층을 대상으로 진료를 시작했다. 이후 개인 병원 진료를 중단하고 무료 의료 활동에 전념했으며, 진료소는 최대 4곳으로 늘어났다. 지금까지 의료보험이 없는 저소득층 7만여명이 진료 혜택을 받았다.
김 박사의 무료 진료는 6·25전쟁 참전용사들에 대한 감사에서 출발했다. 그는 과거 미국 매체 미국의소리(VOA)와의 인터뷰에서 "어릴 때 미국 이민 와서 한국전쟁 때 오신 미국 군인과 가족들을 위해서 다시 보답하는, 그런 의미로서 한다"고 밝힌 바 있다. 실제로 김 박사는 참전용사들과 수십 년간 인연을 이어가며 진료와 상담을 지속했고, 의료보험 사각지대에 놓인 일반 미국인들로 대상 범위를 넓혀갔다.
이 같은 공로를 인정받아 김 박사는 국민훈장 석류장(한국 정부가 수여)을 비롯해 미국 영웅상, 연방수사국(FBI) 커뮤니티 리더십 상 등을 수상했다. 그가 설립한 무료 진료소는 2023년 그의 이름을 따 '김 헬스센터'로 공식 명칭을 변경했다.
김 박사는 또한 녹스빌 한인회장으로 재임하며 2005년 테네시주 국립묘지에 한국전쟁 참전용사 추모비를 건립하기도 했다.
인디아 킨캐넌 테네시주 녹스빌 시장은 "무보험 테네시 주민들이 치료받을 수 있도록 도운 김 박사의 유산은 앞으로 세대를 넘어 이어질 것"이라고 추모했고, 팀 버쳇 연방 하원의원(공화·테네시) 역시 김 박사를 "훌륭한 사람"이라고 칭하며 애도의 뜻을 표했다.
아주경제=황진현 기자 jinhyun97@aju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