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정남은 등장부터 강렬했다. 계주 경기에서 초록색 재킷과 검정 바지, 하얀 볼캡에 신호총까지 풀장착한 그는 총구를 ‘후’ 불면서 누아르 영화의 주인공처럼 비장하게 모습을 드러냈다. 학교 체육대회임에도 올림픽 결승전을 방불케 하는 엄격한 ‘심판 모드’를 유지하는 그의 뻔뻔한 연기는 극 초반부터 시선을 사로잡았다.
이어진 줄다리기에서 그는 ‘오징어 게임’ 진행 요원을 연상시키는 붉은색 전신 슈트 차림으로 나타나 눈길을 끌었다. 그는 힘차게 호루라기를 불고 경기 내내 깃발을 흔들며 경기에 과몰입한 모습을 보였고, 이는 체육대회에 진심인 정진혁만의 엉뚱한 캐릭터 성격을 확실히 각인시켰다.
변신의 정점은 마지막 종목인 박 터뜨리기였다. 배정남은 남루한 한복 차림에 징을 든 ‘흥부’로 분장해 구성진 자태로 징을 울리며 경기의 시작과 끝을 장식했다. 어떤 난해한 콘셉트도 자신만의 개성으로 소화해 내는 배정남 특유의 표현력이 돋보이는 대목이었다.
이처럼 배정남은 단순히 옷을 갈아입는 것을 넘어, 의상에 따라 말투와 행동까지 바꾸는 디테일한 설정으로 극의 재미를 한층 풍성하게 채웠다. 매 순간 예측불허의 비주얼과 몸을 사리지 않는 열연으로 ‘웃음 치트키’ 역할을 톡톡히 해내고 있는 그가 다음에는 또 어떤 모습으로 시청자들을 웃게 할지 관심이 집중된다.
한편, 배정남이 출연하는 드라마 ‘스프링 피버’는 매주 월, 화요일 저녁 8시 50분 tvN에서 방송된다. white21@sportsseo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