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부, 일터기본법·노동자 추정제 도입…'권리 밖 노동자' 보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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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동부, 일터기본법·노동자 추정제 도입…'권리 밖 노동자' 보호한다
지난달 20일 오후 서울 강남구 테헤란로 일대에서 배달기사가 도로를 오가고 있는 모습 사진연합뉴스지난달 20일 오후 서울 강남구 테헤란로 일대에서 배달기사가 도로를 오가고 있는 모습 [사진=연합뉴스]고용노동부가 기존 노동관계법의 보호를 받지 못하는 '권리 밖 노동자'를 보호하기 위한 입법을 추진한다. 오는 계약 형식과 관계없이 모든 일하는 사람의 기본적 권리를 보장하고 노동법의 사각지대를 해소하기 위한 것이다.

입법이 이뤄질 경우 배달기사 등 플랫폼·특수형태근로종사자는 법적으로 '일하는 사람'으로서 권리 보호의 대상이 된다. 노동자 추정제가 함께 도입되면 분쟁 과정에서 노동자로 간주돼 최저임금·퇴직급여 체불 등 노동관계법에 따른 권리 구제와 노동위원회를 통한 분쟁 조정도 가능해질 것으로 보인다. 기존 노동법 한계…'일터기본법'으로 권리 공백 메운다노동부는 20일 이러한 내용을 담은 '권리 밖 노동 보호를 위한 패키지 입법 설명자료'를 내고 입법 추진 방향을 밝혔다.

노동부는 헌법상 노동 기본권이 모든 국민에게 보장돼 있음에도 노동시장 환경 변화로 전통적 노동관계법이 미치지 못하는 사각지대가 확대되고 있다고 진단했다. 2006년 이후 특수형태근로종사자 보호를 위한 법안이 지속적으로 발의됐지만 20년 가까이 단일법 제정은 이뤄지지 못한 상태다.

이에 이재명 정부는 계약 형식과 무관하게 모든 일하는 사람의 권리를 포괄적으로 보호하는 '일하는 사람의 권리에 관한 기본법(일터기본법)' 제정을 국정과제로 채택한 바 있다.

일터기본법의 적용 대상은 계약 형식과 관계없는 '모든 일하는 사람'과 일하는 사람으로부터 노무를 제공받는 '사업자'다. 일하는 사람과 관련된 타 법률을 재·개정헐 경우 기본법에 부합하도록 해야 하며 개별법의 규정을 우선 적용받게 된다.

법안에 규정된 일하는 사람의 권리는 총 8개로 △기본적 인권 △경제적 권리 △사회보장적 권리 등을 명시했다. 권리를 보장하기 위한 국가·사업주의 의무를 구체화하고, 권리 유형에 따라 국가와 사업주의 책임도 구분됐다. 기본적 인권과 사회보장적 권리는 사업자의 노력과 국가의 지원을 병행하고 경제적 권리에 대해서는 사업자에게 실질적 의무를 부여한다. 국가는 분쟁 예방과 조정 역할을 맡는다.

경제적 권리와 관련한 분쟁은 노동위원회가 당사자 신청을 전제로 사적 조정을 맡는다. 분쟁조정 신청이나 행정지도 등을 이유로 불이익을 준 사업자에게는 최대 500만원의 과태료를 부과할 계획이다. 노동부는 일하는 사람 권리지원재단과 공제회 설립 근거를 마련하고 실태조사·경력관리·표준계약서 보급 등 재정 지원 사업의 법적 근거도 함께 구축한다.

허기훈 노동부 노무제공자지원과장은 "기존 노동관계법은 노동자 보호를 목적으로 하지만 보호 범위가 좁다는 점이 가장 큰 문제였다"며 "이 법은 모든 '일하는 사람'을 대상으로 한 기본법이지만 전통적인 노동관계법의 보호를 받지 못했던 웹툰작가·방송작가·택배 노동자·플랫폼 종사자 등이 적용 대상이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기본법의 취지를 개별 법률이 완벽하게 즉시 반영하지 못하는 상황이 있을 수 있다"면서도 "기본법이 제정되면 모든 개별법과 향후 제·개정되는 법률은 기본법의 정신에 부합하도록 정비해 나가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노동자성 오분류' 차단노동자 추정제 도입노동부는 일터기본법의 실효성을 확보하기 위해 '노동자 추정제'도 패키지로 도입한다. 노동자임에도 입증 책임을 지지 못해 법적 보호에서 배제되는 오분류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 노동자 추정제를 근로기준법 등에 도입하겠다는 취지다.

먼저 근로기준법 개정안을 개정해 '다른 사람의 사업을 위해 직접 노무를 제공하는 사람'은 분쟁 해결 과정에서 근로자로 추정하도록 규정했다. 분쟁 발생 시 '타인을 위해 직접 노무를 제공했다'는 사실만 확인되면 별도의 노동자성 판단 없이 근로자로 간주하겠다는 의미다. 이 같은 규정은 근로기준법뿐 아니라 퇴직급여 체불, 최저임금 위반 등 노동관계법에도 적용된다.

노동자성 입증 부담을 완화하기 위한 제도 보완도 병행된다. 신고 단계에서 노동자성 증명이 어려워 사건이 종결되는 문제를 줄이기 위해 감독관의 자료요구권과 직권조사를 강화한다는 방침이다. 또 노동자성 판단이 복잡한 사안에 대해서는 외부 전문가로 구성된 '노동자성 판단 전문위원회'를 지방관서에 둘 수 있도록 했다.

또 개정안은 노무제공자가 신고를 제기할 경우 감독관이 노무수령자에게 계약서·출퇴근 기록 등 노동자성 판단에 필요한 자료 제출을 요구할 수 있도록 법적 근거를 마련했다. 이를 통해 기초 사실관계와 기록자료 확보를 제도적으로 뒷받침하겠다는 계획이다.

김수진 노동부 근로기준정책과장은 "근로자성이 인정되지 않으면 진정이나 고소·고발이 종결되거나 불기소로 넘어가 보호의 영역에 들어오지 못한다"며 "배달기사 등 노무 제공자의 근로자성이 인정되면 근로기준법이 규정한 모든 보호 범위에 포함된다"고 설명했다.

또 "분쟁은 다소 늘어날 수 있지만 법의 외곽지대에 있던 사람들이 적극적으로 문제를 제기하고 정부도 이를 면밀히 들여다보며 오분류를 해소하는 것이 이 법의 취지"라며 "사건은 노동청으로 접수될 가능성이 높은데 근로감독관을 증원해 보다 적극적으로 업무를 수행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아주경제=장선아 기자 sunrise@aju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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