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일 오후 서울 중구 우리은행 본점 딜링룸 전광판에 종가가 표시되고 있다. 뉴스1 20일 국제통화기금(IMF)이 올해 한국의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종전보다 0.1%포인트 올린 1.9%로 발표했다. 이는 지난해 10월 전망치인 1.8%에서 상향된 것으로 IMF는 지난해 7월 이후 한국의 성장 가능성을 지속적으로 높게 평가하고 있다. 이번에 조정된 1.9%는 주요 선진국 평균 성장률인 1.8%를 웃도는 수치다.
이처럼 세계 경제 기구가 한국을 다시 보는 주된 이유는 반도체 업황의 회복세다. 특히 증시의 두 기둥인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주가 상승을 주도하며 한국 경제의 체력을 증명하고 있다. 최근 삼성전자는 15만원대 고지에 안착했으며 SK하이닉스 역시 AI용 메모리 시장의 점유율을 바탕으로 76만원대라는 숫자를 기록 중이다. 두 기업의 주가 랠리가 국내 증시 전체를 견인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다만 IMF의 이번 전망치는 우리 정부가 제시한 2.0%나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의 2.1%보다는 신중한 편이다. 한국은행은 이보다 낮은 1.8%를 유지하고 있다. 이창용 한은 총재는 지난 15일 성장률 전망에 대해 대체로 부합할 것이라며 상방 리스크가 증대된 것으로 판단한다고 밝혔다.
내년도 한국 경제 성장률은 직전 전망보다 0.1%포인트 낮은 2.1%로 예측됐다. 이는 미국의 내년 전망치인 2.0%보다 높은 수준이다. 세계 물가상승률은 에너지 가격 하락에 힘입어 지난해 4.1%에서 올해 3.8%로 둔화세를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다만 미국은 관세 효과로 물가 목표 달성이 지연되고 중국은 낮은 물가가 상승 압력을 받는 등 국가별 차이는 여전하다.
IMF는 세계 경제의 하방 위험 요인으로 소수의 인공지능(AI) 및 첨단기술 기업에 대한 투자 집중을 꼽았다. 이는 삼성전자나 SK하이닉스 주식을 보유한 투자자들에게 시사하는 바가 크다. AI 열풍이 주가를 끌어올리는 동력이지만 만약 AI 기업들의 수익성 기대가 약화될 경우 급격한 자산 가격 조정이 발생하며 반도체 대장주들의 변동성 또한 커질 수 있다는 경고다.
결국 올해 한국 경제의 성패와 증시의 향방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AI 시장에서 얼마나 확고한 위치를 지켜내느냐에 달려 있다. IMF가 제시한 1.9%라는 숫자는 한국 경제의 회복탄력성을 증명하는 동시에 15만전자와 76만닉스 시대의 지속 가능성을 시험하는 이정표가 될 전망이다.
양다훈 기자 yangbs@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