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유산 박탈된 英 리버풀처럼 될라…"종묘, 영향평가 받아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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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유산 박탈된 英 리버풀처럼 될라…"종묘, 영향평가 받아야"
허민 국가유산청장이 19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세계유산영향평가 언론 설명회에서 모두 발언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허민 국가유산청장이 19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세계유산영향평가 언론 설명회에서 모두 발언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허민 국가유산청장은 "분쟁이나 기후변화에 의해서 세계유산영향평가를 못 받은 나라들은 있지만, 우리 종묘처럼 (의도적으로) 평가를 받지 않는 나라는 없다"고 19일 밝혔다.  

허민 국가유산청장은 이날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세계유산 주변의 모든 사업이 세계유산영향평가의 대상이 되지는 않는다”면서도 서울시에 종묘와 관련해 영향평가를 받을 것을 촉구했다.   
 
정부와 서울시가 종묘앞 재개발을 둘러싸고 평행선을 달리는 가운데 국가유산청은 종묘앞 개발에 제동을 걸고자 지난해 말 '세계유산의 보존·관리 및 활용에 관한 특별법 시행령 일부 개정안’(이하 세계유산법 시행령)을 재입법 예고했다.

시행령은 경관을 비롯해 환경, 사회, 경제 등 세계유산에 직간접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도시개발 사업에 대해, 개발에 앞서 영향 평가를 받도록 하는 게 골자다. 오만의 '아라비만 오릭스 보호구역', 독일의 '드레스덴 엘베 계곡', 영국의 '리버풀 해양무역도시' 등이 세계유산목록에서 삭제됐던 점에 비춰 종묘의 세계유산 지위를 보호하기 위해서는 세계유산영향평가 도입이 필수라는 게 국가유산청의 입장이다.

국가유산청은 시행령 개정이 완료되면 서울시측에 세운4구역에 대해 세계유산영향평가 실시를 요청할 계획이다. 이윤정 국가유산청 과장은 "유네스코가 세계유산영향평가를 권고한 만큼, 서울시가 이를 이행하지 않는다면 궁극적으로 국가적 불명예"라며 "1분기 내로 시행령 개정이 완료되면 국내법에 의해서 유산영향평가를 법적으로 요청할 계획이다"라고 말했다. 또한 서울시가 평가에 응할 경우 국가유산청도 적극적으로 임해 평가 기간을 최대한 1년 이내에 이뤄지도록 할 계획이다.  

영향평가는 사전검토, 평가서 작성, 검토 및 보완, 최종 결정 등의 과정을 거치게 된다. 김지홍 한양대 에리카 건축학부 교수는 "유네스코가 보고와 조치를 요청할 경우 국제적 보고가 필요하지만 평가 단계부터 국제 전문가를 포함시켜 기간을 단축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사전검토의 경우 국가유산청이 기본적으로 판단하지만, 법률에 규정된 전문가 집단 등과 검토해 신속히처리할 방침이다.  

다만, 시행령이 공개된 후 종묘앞 개발을 비롯해 무수한 도시 개발 사업에 제동이 걸릴 수 있다는 일부 비판이 제기된다. 세계유산법률 및 하위법령에 평가 적용을 위한 거리 기준이 일률적으로 규정되지 않아, 적용범위가 무한정 확대될 것이란 지적이다.  

이와 관련해 허민 청장은 “‘사전검토 제도’를 통해 유산에 미치는 영향이 미미하다고 확인된 경우, 세계유산영향평가 비대상으로 분류해 불필요한 행정을 획기적으로 줄이는 실질적인 규제 완화를 추진하겠다”며 세계유산 주변에서 이뤄지는 모든 개발 사업에 세계유산영향평가를 일괄적으로 적용하지 않겠다고 강조했다.

또한 허민 청장은 "세계유산영향평가를 국내법에 도입한 것은 우리나라가 사실상 최초"라며 "유네스코는 세계유산법을 국제적인 모범 사례로 이해하고 있고 격려하고 있다"고 밝혔다.

김지홍 한양대 교수는 "세계유산영향평가라는 도구 위에 올라타는 게 중요하다"며 "많은 나라가 유산영향평가 권고에 당황하지만 시간을 끌다가도 이에 응하는 것은 의사결정을 내릴 수 있는 존중할만한 도구이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아주경제=윤주혜 기자 jujusun@aju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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