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양시 눈 가리고 아웅 하는 민간임대업체에 과태료 부과하라(2024.3.27. 스포츠서울)란 기고문을 통해, 필자는 재개발·재건축 과정에서 추진되는 임대아파트가 본래의 취지와는 달리 취약계층과 청년·신혼부부에게는 공급되지 않은 채, 사실상 100% 민간업체에 매각되고 있는 구조적 문제를 강하게 지적한 바 있다.
이는 공공성을 전제로 한 임대주택 제도를 악용해 사적 이익만을 극대화한 사례로, 행정의 관리·감독 부실이 초래한 심각한 정책 실패라 하지 않을 수 없다. 특히 일부 조합과 민간임대업체가 사전에 공모해 잔금 지급일을 허위로 신고하는 등 명백한 편법과 불법 행태가 관행처럼 이루어져 왔음에도, 이를 제때 차단하지 못한 행정의 책임 또한 절대 가볍지 않다. 이는 시민을 기만하는 행위이자, 주거 약자를 보호해야 할 지방정부의 책무를 정면으로 위반한 것이다.
뒤늦게나마 안양시와 경기도가 합동 감사를 통해 해당 사안을 자세히 검토하고, 위법·부당 사항에 대해 과태료 부과는 물론 수사 의뢰까지 진행한 점은 의미가 있다.
그러나 이는 문제 제기 이후에야 이루어진 사후적 대응에 불과하며, 최소한의 조치일 뿐 근본적 해결이라고 보기는 어렵다. 민간임대주택을 청년 행복주택으로 전환하겠다는 정책 방향 역시 환영할 만하지만, 그동안의 관리 실패에 대한 명확한 책임 규명 없이 성과로만 포장되어서는 안 될 것이다.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임곡주택조합(매도인)과 임곡임대주식회사(매수인)는 ‘부동산 거래신고 등에 관한 법률’에 따라 부동산 거래 과정에서 잔금 지급일을 허위로 신고한 사실이 확인되어 각각 과태료 6억 원과 7억 5천만 원을 부과받았다.
또한, 임곡임대주식회사는 ‘부동산등기특별조치법’ 위반으로 소유권이전 등기를 제때 이행하지 않아 약 3천7백만 원의 과태료를 추가로 부과받았으며, 현재 매도·매수인 측은 비송사건 절차를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아울러 임곡주택조합은 취득세 납부 지연으로 인해 ‘지방세기본법’에 따른 가산세 약 7억 원을 추가로 낸 것으로 확인된다.
결과적으로 이 일련의 위법·편법 행위로 인해 발생한 과태료와 가산세만 수십억 원에 이르고 있으며, 그 부담은 고스란히 조합원 전체의 재산상 손실로 귀결되고 있다.
여기서 반드시 짚고 넘어가야 할 질문이 있다. 이 막대한 과태료와 가산세는 과연 누구의 잘못으로, 누구의 돈으로 납부되고 있는가.
형식적으로는 조합이 납부 주체일 수 있다. 그러나 법령을 충분히 인지하고도 허위신고와 등기 해태를 방치하거나, 민간임대업체와의 거래 과정에서 편법을 용인·묵인한 책임이 특정 임원에게 귀속된다면, 이는 더 이상 ‘조합의 문제’로만 남겨둘 사안이 아니다.
조합이라는 법인 뒤에 숨어 실질적인 의사결정 책임을 회피하는 구조가 반복된다면, 유사한 사태는 언제든 되풀이될 수밖에 없다.
특히 공공성을 전제로 한 임대주택 사업에서, 조합 임원이 민간업체의 이익을 우선하거나 그에 편승해 결과적으로 조합에 막대한 재정 손실을 초래했다면, 이는 단순한 관리 소홀을 넘어 조합원의 이익을 침해한 중대한 책임 사안으로 평가될 수 있다. 해당 행위가 고의 또는 중과실에 해당하는지 여부에 따라, 민사상 손해배상 책임은 물론 그 법적 성격에 대한 엄정한 검토가 뒤따라야 한다.
이제 책임을 ‘조합’이라는 추상적 주체에만 귀속시키는 방식에서 벗어나야 한다. 실제로 판단하고 지시했으며, 그 결과를 초래한 인물이 누구인지에 대한 투명한 공개와 책임 규명 없이는 시민의 신뢰를 회복할 수 없다. 관계 기관은 포괄적 제재에 머무르지 말고, 해당 사업을 주도한 책임자들의 역할과 책임 범위를 명확히 밝히는 데 나서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