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환율 장기화 여파가 먹거리 가격과 석유류 가격을 끌어올리면서 장바구니 물가 전반으로 확산 조짐을 보이고 있다. 고환율이 원자재 가격과 수입단가를 자극하는 구조가 지속될 경우 가공식품을 중심으로 한 체감물가 압박이 올해도 계속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국가데이터처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기준 가공식품 물가 상승률은 전년 동월대비 2.5%를 기록하며 석 달 연속 하락했다. 다만 같은 기간 정부가 조사하는 주요 73개 품목 가운데 전년 동월 대비 물가지수가 상승한 품목은 56개로 전체의 76.7%에 달했다. 오징어채 가격은 1년 전보다 24.3% 뛰었고, 초콜릿(17.2%), 시리얼(13.6%), 북어채(11.1%), 양념소스(10.5%), 고추장(10.3%) 등도 두 자릿수 안팎의 상승률을 기록했다.
문제는 고환율이 장기화할 경우 간신히 잡아 놓은 물가를 다시 자극할 우려가 크다는 점이다. 환율이 오르면 국제유가 하락에도 불구하고 석유류 가격 상승을 이끌어 생활물가 전반으로 부담이 커지기 때문이다. 지난달 석유류 물가는 6.1% 상승했다. 지난 2월(6.3%) 이후 10개월 만에 가장 높은 상승 폭이다. 경유(10.8%)와 휘발유(5.7%) 가격이 모두 크게 올랐다.
결국 환율상승이 석유류→공업제품→가공식품 물가까지 연쇄적으로 끌어올리게 되는 셈이다. 특히 가공식품은 곡물·원유·팜유 등 국제 원자재 가격과 밀접하게 연동된다. 원재료 가격이 오를 경우 통상 1~2분기 시차를 두고 소비자가격에 반영된다. 유엔 식량농업기구(FAO)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세계식량가격지수는 전월 대비 0.6% 하락했지만, 설탕 가격지수는 2.4% 오른 것으로 집계됐다. 브라질 주요 생산지의 생산 감소와 사탕수수의 에탄올 전환 확대가 설탕 가격을 끌어올린 요인이다.
가공식품의 경우 국제 가격이 일시적으로 하락하더라도 가격이 쉽게 내려가지 않는다는 점도 문제다. 식품업계의 마케팅 비용, 물류비, 인건비 등 고정비 부담이 커 가격 인하 여력이 제한적이기 때문이다. 농축수산물 가격 오름세와 가공식품 물가가 맞물려 장바구니 부담을 키우고 있는 점도 주목할 필요가 있다. 지난해 조기(10.5%), 고등어(10.3%) 등 수입 비중이 높은 수산물은 고환율 영향이 가격에 직접적으로 반영됐고, 돼지고기(6.3%), 수입 쇠고기(4.7%), 달걀(4.2%) 등 단백질 식품도 줄줄이 오르면서다.

한국은행은 높은 환율이 생활물가를 끌어올리고 있다고 우려했다. 한은은 "국제유가 하락에도 환율 영향으로 석유류 가격 상승률이 오히려 확대됐다"고 강조했다. 강성진 고려대 경제학과 교수는 "중요한 건 당장 세계적으로 유가가 떨어지더라도 환율이 오르면 수입 원료 가격이 모두 상승해 가공식품 가격 역시 오를 수밖에 없다"며 "제품에 따라 보통 계약 후 3개월 이후부터 실제 가격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세종=이동우 기자 dwle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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