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연리뷰] “임영웅 보니 수명이 는다”…본격 회춘 콘서트 ‘IM HER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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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연리뷰] “임영웅 보니 수명이 는다”…본격 회춘 콘서트 ‘IM HERO’
“건강과 행복은 연결되어 있는 것 같아요. 이 곳에서 여러분만의 건행을 찾길 바랍니다. ”

가수 임영웅이 17일 서울 구로구 고척스카이돔에서 ‘아임 히어로(IM HERO)’ 서울 콘서트를 개최했다. 체감 영하의 온도에도 하늘색 아이템들을 장착하고 저마다의 준비를 마친 영웅시대(팬덤명)의 얼굴에는 설렘이 가득했다. “뛰어!”라는 외침에 응원봉을 치켜들고 몸을 흔들었고, 목놓아 떼창을 불렀다. “좋아하는 가수의 콘서트를 자주 즐기면 수명이 최대 10년까지 늘어난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고 한다”는 임영웅의 말처럼 수명도 늘릴 수 있을 만큼 열정과 행복이 가득한 현장이었다.

무대 중앙에 대형 선박이 등장하고 임영웅은 무대 아래서 튀어 올랐다. “소리 질러∼!”라는 임영웅에 외침에 지붕이 떠나갈 듯 함성이 터져나왔고 ‘원더풀 라이프(Wonderful Life)’로 힘찬 항해를 시작했다.

수년간 공연으로 만나온 임영웅과 영웅시대는 친근하면서도 자연스럽게, 동시에 능청스럽게 소통했다. 임영웅은 스케치북에 각자의 사연을 적어오거나 임영웅을 향한 메시지를 준비해온 팬들을 구석구석 바라봤다. 임영웅의 콘서트만 62번째라는 관객, 고향인 포천에서 온 임영웅의 모교 선배, 가까이는 일본에서부터 미국·브라질 등 먼 나라에서 임영웅을 보기 위해 한국행을 택한 관객들도 있었다.

임영웅은 “여러분의 성원에 힘입어 두 번째 서울 공연을 하게 됐다”고 공을 돌렸다. 지난해 말 KSPO DOME에서 이번 투어의 첫 번째 서울 공연에 이어 두 번째 공연인 만큼 변화를 꾀했다. 임영웅은 “즐길 무대가 많다. 각자의 방식으로 마음껏 즐겨달라”고 당부했다.

‘연애편지’, ‘우리들의 블루스’, ‘이젠 나만 믿어요’ 재즈 버전의 편곡은 겨울 축제 분위기를 물씬 풍겼다. 마치 성탄절으로 다시 돌아간 듯 임영웅의 음악 선물로 따듯하고 행복한 기운이 퍼져나갔다. 이번 공연에서만 경험할 수 있는 특별한 순간이었다. 무대 양측에 자리한 20여 명의 밴드, 아코디언, 트럼펫, 색소폰 등의 악기 구성도 재즈풍의 분위기를 한층 고조시켰다.

임영웅 역시 “이런 편곡은 공연장이 아니면 듣기 쉽지 않다. 이번 기회에 꼭 들려드리고 싶었다”며 “익숙한 곡들을 새롭게 불러드리는 건 또다른 즐거움”이라고 행복하게 미소지었다. 투어 첫 공연이었던 인천에서 공개돼 화제를 모았던 압도적인 3면 스크린은 고척에서는 무려 166m 규모로 펼쳐졌다. 양측에는 세로형 중계 스크린을 설치해 마치 직캠 영상과 같이 연출했다. 두 번째로 열린 서울 공연인 만큼 공연 의상에도 변화를 줬다.

지난해 8월 ‘아임 히어로2’를 발표한 임영웅은 동명의 투어를 통해 앨범 수록곡과 꾸준히 사랑받는 메가 히트곡을 세트리스트에 꽉 채웠다. 네 달째 이어져오고 있는 공연에도 변함없는 가창력을 바탕으로 귀호강 무대들이 펼쳐졌다. ‘들꽃이 될게요’를 부르면서 나타난 아름다운 들꽃들, ‘천국보다 아름다운’의 공중 그네 등 곡 콘셉트에 맞춘 각종 무대 연출과 효과들이 몰입감을 더했다. 댄스팀과 합을 맞춰 격렬한 안무를 소화하는 임영웅과 무대 주위로는 클럽을 방불케하는 레이저와 조명 효과들이 분위기를 달궜다.
임영웅은 “이렇게 큰 공연장에서 이렇게 많은 분들을 모시고 내가 만든 곡을 부를 수 있다는 게 얼마나 감사한 일인지 모른다. 정규 2집을 발표한지도 5개월 정도가 지났는데, 아직도 음원차트에 노래가 많이 있다. 여러분이 얼마나 많이 들어주고 계시는지 눈에 보이니까 더 감사하다”고 인사했다.

임영웅 콘서트에서 빼놓을 수 없는 것 중에 하나가 고퀄리티의 브릿지 영상이다. 이번엔 ‘닥터 히어로’로 변신했다. 이지훈, 정이랑, 현봉식 등 맛깔나는 연기파 배우들의 출연이 눈길을 끌었다.

분위기를 바꿔 그리움을 주제로 선곡된 무대가 이어졌다. 그간 콘서트에서 여러 번 불렀던 ‘어느 60대 노부부 이야기’지만, 이날은 울컥한 듯 잠시 노래를 이어가지 못했다. 노래에 앞서 “시간이 지나도 쉽게 사라지지 않고 조용히 남는 감정이 그리움인 것 같다”고 말한 임영웅은 “이 곡을 부르면서 울컥해서 가사를 놓친 경우는 처음이다. 그리움이라는 게 누군가를 떠오르게 하지 않나. 여러분도 누군가가 떠올릴 수 있는 하루가되길 바란다”고 했다.

임영웅의 눈물은 또 한 번 터졌다. 이번 투어에는 새로운 코너 ‘영웅 노래자랑’이 생겨났다. 관객들이 곡을 선정해 임영웅과 함께 부르며 추억을 남기는 시간이다. 임영웅이 평소 좋아한다고 밝혀온 애창곡이나 과거 활동곡 등 ‘임영웅 잘알’ 관객들이 엄선한 곡들이었다. 그 중 Ra.D의 ‘엄마’도 있었다. 앞서 ‘아버지’를 부른 임영웅은 “대학 시절 좋아하던 노래”라며 자신있게 노래를 시작했다. 하지만 “엄마 나의 어머니∼”라는 가사를 내뱉다 뒤돌아서 눈물을 삼켰다. 마침 임영웅의 어머니가 공연장에 방문한 날이었다. 노래방 반주가 홀로 울려퍼지는 동안 계속해서 눈물을 훔친 임영웅은 ‘사랑한다’고 말하라는 관객들의 요청해 “아들은 그런 얘길 하는 게 아니다”라고 말하며 머쓱한 웃음을 보였다. 이외에도 버즈의 ‘마이 러브(My Love)’와 SG워너비의 ‘내사람’, 양수경 ‘사랑은 창밖에 빗물 같아요’, 나훈아 ‘사내’ 등을 불렀다.

본격적인 축제 구간이 시작됐다. “젊게, 어리게 살고 싶은 분들은 알고 계실거다”라고 말하자 관객들은 “오빠!”라는 외침으로 화답했다. “반갑다 얘들아∼!”라는 임영웅의 너스레에 관객들은 자리에서 일어나 남은 에너지를 쏟아부었다. 현란한 스크린과 레이저, 형형색색으로 바뀌는 응원봉의 향연도 볼거리였다.

연초 대전 공연을 시작으로 지난해 출발한 ‘2025 IM HERO 전국투어’를 이어가고 있다. 울컥해 노래를 잇지 못하는 등 임영웅에겐 이날따라 유독 많은 감정이 스쳐가는 듯 했다. “많은 생각을 하게 된다”고 입을 뗀 임영웅은 “내가 왜 노래하는지, 왜 살아가는지 여러분 앞에 있는 이 시간이 답이 된다. 내 삶의 나침반이자 답이 되어 주셔서 감사하다”고 진심을 담아 고백했다.

‘호남평야를 빌려서 공연하자’는 우스갯소리가 나올 정도로 티켓 구하기조차 쉽지 않은 임영웅의 공연이다. 그는 “이렇게 큰 공연장에서 노래하게 될 지 그누가 알았겠나. 정말 오래 살고 볼 일”이라고 너스레를 떨면서도 “건강 잘 챙기고 각자의 자리에서 잘지내다가 다시 공연장에서 만나자. 그날까지 건강하고 행복하자, 건행!”을 외치며 마지막 인사를 건넸다. 앙코르 곡으로 조영남의 ‘그대 그리고 나’를 선곡한 임영웅은 메인 무대에서 돌출 무대로 이동하며 양측의 관객들을 지그시 바라보고 노래했다. 마지막곡 ‘인생찬가’가 흘러나오자 영웅시대의 메시지가 스크린을 가득 채웠다.

2024년 12월 열린 ‘임영웅 리사이틀’ 후 약 1년 만에 돌아온 고척스카이돔이다. 객석 한 자리, 한 자리마다 핑크색 하트가 박힌 방석과 메시지 카드가 놓여 있었다. 이는 임영웅이 직접 조합해 만든 디퓨저 향을 입힌 시향지와 임영웅 콘서트의 시그니처가 된 푹신한 방석으로 관객을 위한 선물이다. 시향지에는 힘찬 새해 출발을 기원하는듯 ‘뭐든지 꿈꾸는 대로 이뤄지게 될 거야♡’라는 임영웅의 손글씨가 새겨져 있었다. 서울 공연을 마친 ‘2025 전국투어 IM HERO’는 내달 6∼8일 부산에서 막을 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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