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해싯은 남기겠다"...워시, 차기 연준의장으로 급부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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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해싯은 남기겠다"...워시, 차기 연준의장으로 급부상
케빈 워시 전 연준 이사 사진EPA·연합뉴스케빈 워시 전 연준 이사 [사진=EPA·연합뉴스]

케빈 해싯 백악관 국가경제위원회(NEC) 위원장이 유력하던 차기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 후보 구도에 막판 변수가 생겼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해싯 위원장을 "잃고 싶지 않다"며 현직에 두고 싶다는 의사를 표명하면서다. 제롬 파월 현 의장에 대한 수사 논란까지 겹치며 케빈 워시 전 연준 이사가 새로운 유력 후보로 급부상하는 분위기다.

로이터통신과 월스트리트저널(WSJ) 등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16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열린 미 농촌지역 보건 투자 관련 행사에서 해싯 위원장을 공개적으로 치켜세우며 "당신이 진실을 알고 싶다면, 나는 사실 당신을 현직(백악관 국가경제위원장)에 두고 싶다"고 말했다. 이어 수지 와일스 백악관 비서실장을 향해 "우리는 그를 잃고 싶지 않다"며 "모든 일이 어떻게 될지 지켜보겠다"고 덧붙였다.

트럼프 대통령의 측근인 해싯 위원장은 그간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의 후임으로 가장 유력한 후보로 꼽혀 왔다. 하지만 최근 미 법무부가 파월 의장을 상대로 수사에 착수하면서 연준 독립성 논란이 확산됐고 이 여파가 차기 의장 인선에도 직접적인 변수로 작용하고 있다.

해싯 위원장은 이날 미 경제 채널 CNBC와의 인터뷰에서 파월 의장 수사와 관련해 "단순한 정보 요청"이라며 "난 (수사에서) 아무것도 볼 게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공화당 내부에서도 수사가 연준의 독립성을 훼손할 수 있다는 비판이 제기되는 상황에서 수사의 의미를 축소하려는 발언으로 해석됐다.

WSJ은 이날 "파월 의장 수사는 의회 인준 과정에 새로운 장애물을 만들고 있다"며 차기 연준 의장이 정치적 독립성을 유지할 수 있는 인물인지가 핵심 쟁점으로 떠올랐다고 진단했다. 실제로 공화당 소속 톰 틸리스(노스캐롤라이나)와 리사 머코스키(알래스카) 상원의원은 이 문제가 해소되기 전까지 연준 의장 지명자에 대한 인준에 반대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현재 상원 은행위원회는 공화당 13명, 민주당 11명으로 구성돼 있다. 은행위 소속인 틸리스 의원이 민주당과 공조할 경우, 차기 연준 의장 인준안은 통과가 어려워진다. 틸리스 의원은 지난 14일 "당신이 누군가 밑에서 한동안 일했다면 정말 그로부터 독립적일 수 있겠느냐"고 말해 트럼프 대통령의 핵심 측근인 해싯 위원장에 대해 부정적인 시각을 드러냈다.

이런 가운데 시장과 정치권의 시선은 케빈 워시 전 연준 이사로 빠르게 이동하고 있다. 실제로 예측 시장 플랫폼 칼시에 따르면 한국시간 18일 기준 워시 전 이사가 차기 연준 의장에 오를 확률은 52%에 달했고, 그 뒤를 이어 블랙록의 릭 라이더 채권 부문 최고투자책임자(CIO)와 크리스토퍼 월러 연준 이사가 각각 16%, 15%를 나타냈다. WSJ은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달 워시 전 이사를 면담한 뒤 그의 통찰력과 인상에 깊은 호감을 보였다고 사안에 정통한 소식통을 인용해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해싯 위원장의 백악관 잔류 가능성을 직접 언급한 것도 워시 전 이사의 부상에 힘을 싣는 요인으로 해석된다.

월러 이사 역시 트럼프 대통령과 비교적 거리가 있는 인물로 평가받고 있다. 틸리스 의원은 월러 이사가 낙점될 경우 "확실히 큰 우려를 해결할 것"이라고 언급했다. 다만 WSJ은 월러 이사가 파월 의장과 함께 일해왔다는 점에서 그가 차기 의장이 될 경우 파월 의장이 5월 임기 만료와 함께 이사직에서도 물러날 가능성이 크다고 전했다.

라이더 CIO도 다시 후보군에 이름을 올리고 있다. 폭스 비즈니스뉴스는 트럼프 대통령이 이번 주 JD 밴스 부통령, 스콧 베선트 재무장관, 와일스 비서실장이 배석한 가운데 라이더 CIO를 면접했다고 보도했다. WSJ도 지난 15일 백악관 행사에서 라이더가 목격됐다고 전했다.

한편 트럼프 대통령은 차기 연준 의장 인선과 관련해 또 다른 논란도 직접 부인했다. 그는 17일 자신 소유의 소셜미디어(SNS) 트루스소셜을 통해 WSJ이 보도한 '제이미 다이먼 JP모건체이스 CEO에게 연준 의장직을 제안했다'는 내용에 대해 "완전히 거짓"이라고 반박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그런 제안은 결코 없었고 생각조차 해본 적 없다"며 WSJ의 보도를 강하게 비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파월 의장의 임기가 끝나는 5월 이후 연준 수장을 교체할 뜻을 여러 차례 시사해왔다. 스콧 베선트 재무장관은 차기 연준 의장을 물색하고 있으며 트럼프 대통령도 지난해 말부터 최종 후보자 낙점을 위해 직접 면담하고 있다. 지난해 트럼프 대통령은 차기 의장 발표 시점에 대해 "연말 전까지 될지는 모르겠지만 매우 곧 있을 것"이라고 말한 바 있어, 이달 안에 지명자가 발표될 가능성도 거론된다.
아주경제=이은별 기자 star@aju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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