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톡★스타] 최강록에게 깨두부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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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야 재도전”을 외치며 유쾌하게 등장했지만, 이름난 선후배들과의 경쟁은 쉽지 않았다. 그런 최강록이 심사위원 만장일치로 우승을 차지하게 된 건 요리에 담긴 스토리 덕일 지도 모른다.

요리사 최강록이 넷플릭스 ‘흑백요리사: 요리 계급 전쟁2’(흑백요리사2)의 우승을 차지했다. 2013년 ‘마스터 셰프 코리아2’에 이어 경연 프로그램의 두 번째 우승이자 시즌1 탈락의 아픔을 딛고 거둔 쾌거다. 최강록은 18일 “앞으로 10년 정도 힘내서 살아갈 원동력이 생겼다”고 수줍게 웃었다.

여러 차례 조림 요리로 극찬을 받으며 ‘조림핑’, ‘연쇄 조림마’, ‘조림 인간’ 등의 수식어를 얻었지만 정작 결승에서 선보인 건 깨두부를 활용한 국물 요리였다. 도수가 높은 일명 ‘빨간 뚜껑’ 소주를 페어링해 내놓자 지켜보던 요리사와 심사위원 모두 감탄하고 공감했다.

그는 “기억과 경험을 가지고 음식을 만든다”고 말했다. 과정을 지켜보면서도 정체를 알 수 없던 그 메뉴는 전쟁 같은 주방에서 하루를 보내고, 상하기 직전의 재료들을 모아모아 끓여 먹던 위로의 메뉴였다. 최강록은 “내게 요리는 장사의 수단이었다. 그렇게 시작했지만, 더 배우지 않으면 안 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30대를 바라보는 나이에 뒤늦은 요리 유학을 떠났고, 경연 프로그램을 거치며 조림에 특화된 요리사라고 알려졌다. 그러나 최강록의 속마음은 달랐다. “조림을 잘 못 하지만 잘하는 척했다. 척하기 위해서 살아왔던 인생이 좀 있었다. 나를 위한 요리에서까지 조림하고 싶지는 않았다. 내게 위로를 주고 싶었다”는 고백은 시청자에게 큰 울림을 줬다.

주요한 경연에 나갈 때마다 깨두부를 활용한 메뉴를 선보인다. 이유를 묻자 최강록은 “각각의 음식에는 요리사들의 의미가 담긴다. 깨두부는 내게 ‘게을러지지 말자’라는 메시지를 주는 메뉴”라고 답했다.

30분 가까이 한없이 휘저어야 고른 모양이 잡힌다. 시간이 정해져 있는 경연에서는 쉽사리 도전하기 어려운 메뉴이기도 하다. 최강록 역시 “예전에는 거뜬하게 만들었는데, 나이가 들면 잘 안 하게 된다”면서도 “요리하는 사람으로서 점검 차원에서 만들었고, 심사를 받아보고 싶었다. 체력은 약해지고 창의력도 많이 없어진 것 같아서 중년이 된 나에게 조금 더 힘내라는 의미를 담아 깨두부를 만들었다”고 말했다. 이어 “마셰코를 통해 조림하는 요리사라는 가면을 쓰게 됐다. 그렇게 십수 년이 지났고, 사실 흑백요리사2 마지막 미션이 아니었다면 고백하지 못했을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든다”고 후련한 심경을 밝혔다.

손님이 맛있게 먹는 모습에 기쁘고 ‘잘 먹었다’는 이야기를 들으면 만족하는 평범한 요리사다. 자신만의 특별한 요리법을 묻자 “요리는 tt관리(시간·온도)가 중요하다고 한다. 결국은 숫자로 보여지고 결과물이 나오기 때문에 숫자에 따르려 한다. 대부분의 요리사가 이렇게 하고 있다. 나만의 특별함이 따로 있지는 않다”고 말했다.

지난 시즌 직후 운영하던 식당을 되레 폐업해 시청자들의 볼 멘 소리가 터져 나오기도 했다. 그는 “별다른 이유는 없었고 계약 기간이 다 되어 자연스럽게 문을 닫았다고 밝혔다. 우승 상금 3억원은 소박한 국숫집을 차리고 싶다는 노년 계획을 위해 저축할 예정이다. 마지막까지 그를 응원한 시청자들이 결승 메뉴를 맛볼 기회는 없을까. 그는 “좋은 기억을 해치고 싶지 않다. 좋은 기억은 고이 간직해주시면 좋겠다”며 마지막까지 최강록다운 답변을 내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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