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아온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미국을 상대하는 것은 한국에 긴장의 연속이었다. 트럼프 2기 행정부가 들어선 뒤 첫 1년은 달라지는 한·미 동맹의 성격을 두고 양국이 합의점을 찾아간 시간이었다고 요약할 수 있다. 한국은 12·3 비상계엄 사태의 여파 한가운데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귀환을 맞닥뜨렸다. 미국과 소통 부재 속에 일으킨 한국 대통령의 친위 쿠데타는 한국에 대한 미국 조야의 신뢰 하락 문제로 돌아왔다. 이런 상황에서 동맹이라고 봐주지 않는 트럼프식 미국 고립주의, 동맹의 부담 강화 방침 등은 설상가상의 압박이 됐다.
하루아침에 25%의 상호관세 부과 대상국으로 분류된 한국을 어떻게 살리느냐가 이재명정부의 첫 중대 외교 과제였다. 실용외교를 표방하며 출발한 정부는 상호관세를 15%로 낮추며 3500억달러 대미 투자 청구서를 받았다.
동맹국들이 자체적으로 안보를 더 책임지도록 한다는 미국의 변화 앞에 한국은 ‘동맹 현대화’라는 큰 변화의 흐름에 올라타게 됐다. 주한미군의 역할을 대북 억제에서 중국 견제로 확장하기 원하는 미국을 상대하며 한국은 핵추진잠수함 도입 승인과 한미원자력협정 개정 등 기술동맹 측면을 강화하고 있다.
특히 미국 조선업 부흥을 위한 한미 협력 프로젝트인 마스가(MASGA)로 동맹을 현대화하면서 강하게 결속하는 과정에 돌입했다. MASGA는 한국 조선업계가 미국에 투자해 현지 생산 기반을 구축하고, 군함 및 상선 건조 기술을 이전하는 등 쇠퇴 중인 미 조선업 재건을 돕는 대규모 사업이다.
관세, 안보 문제는 지난해 8월말 양국 대통령의 첫 한미 정상회담과 두 달여 뒤 경주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계기에 열린 두 번째 정상회담을 통해 비교적 원만하게 정리됐다는 평가다.
경주 정상회담 때 핵잠 도입이 깜짝 발표되며 한국으로서는 숙원이던 한국형 핵잠을 추진할 수 있게 됐다는 성과가 부각됐다. 이때의 정상 간 합의를 담은 ‘조인트팩트시트’(공동 설명자료)까지 나오면서 이행 여부에 대한 불안은 일단락됐다.
급변하는 국제 정세와 미중 경쟁 격화 속에서 여러 위기 관리 지점을 헤쳐온 한미 관계는 걱정했던 것에 비해 순항 궤도에 접어들었다고 분석된다.
정부는 올해 4월 트럼프 대통령의 방중을 계기로 북미 접촉을 추진하고, 한반도 평화공존 프로세스 구상에 터닝 포인트로 삼겠다는 방침이다. 트럼프 2기 2년차의 한미 관계는 여기에 방점이 찍힌 만큼 그 성과가 어떻게 나올지 주목된다.
정지혜 기자 wisdom@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