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15일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통화정책방향 기자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공동취재 한은은 16일 블로그에 올린 글에서 “RP매입 규모를 단순히 누적 합산해 한은이 과도한 유동성을 공급한다는 주장은 RP거래 메커니즘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한 데서 비롯된 오해”라고 밝혔다. RP매입이란 한은이 일정 기간 후 되파는 조건으로 금융기관의 증권을 사주는 것으로, 금융기관에 현금성 예금이 공급되면서 시중 유동성을 확대하는 효과가 있다. 한은에 따르면 RP매입은 2주 만기가 지나면 자동으로 반대거래가 일어나 자금이 회수되기 때문에 기간별 금액을 단순 합산하면 실제 유동성 공급량보다 훨씬 더 큰 규모가 집계된다. 한은은 “공급규모를 과대 계상할 경우 유동성 공급이 과도하다는 오해를 유발해 시장에 불필요한 불안 심리를 불러일으킬 수 있다”고 경고했다.
아울러 한은은 RP매입을 통한 유동성 공급 효과는 단순 누적금액(488조원)이 아닌 평균 잔액으로 평가하는 것이 타당하며, 지난해 RP매입 평균 잔액은 15조9000억원에 불과하다고 덧붙였다.
한국은행 블로그 캡처 한은이 이례적으로 블로그 게시물을 통해 해명에 나선 것은 최근 1470원대에서 고공행진 중인 환율과 무관하지 않다. 최근 한은이 유동성을 과도하게 공급해 환율이 올랐다는 지적이 나온 데 대해 이 총재는 전날 금융통화위원회 기자회견에서 “어떻게 이런 얘기를 사실을 확인하지 않고 할 수 있나”라며 “총재 취임 이후 가계부채를 줄이려 노력했고, 그 결과 광의통화(M2)가 늘어나는 추세가 멈췄다”고 반박했다. 현재 유동성이 과도하다는 주장에 대해서도 “국내총생산(GDP) 대비 M2 비율이 다른 나라보다 2∼3배이니 유동성이 크다고 하는 것은 들어보지 못한 이론”이라고 일축했다. 한은이 이날 블로그에 올린 게시물은 ‘“한국은행이 RP매입으로 유동성을 과도하게 공급한다”는 주장의 심각한 오류’라는 제목으로 금융시장국 시장운영팀 함건 과장, 류창훈 차장, 윤옥자 팀장이 작성했다.
윤솔 기자 sol.yun@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