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전 대통령이 16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특수공무집행방해, 범인도피교사, 직권남용 권리행사방해 혐의 등 사건에 대한 1심 선고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사진=서울중앙지법] 윤석열 전 대통령이 16일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체포방해 등 혐의에 대해 징역 5년을 선고 받았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5부(백대현 부장판사)는 이날 오후 2시 윤 전 대통령의 특수공무집행방해, 직권남용 권리행사방해 등 혐의 사건 1심 선고기일을 열고 이같이 선고했다.
재판부는 "누구보다 헌법을 수호하고 법질서를 준수할 의무가 있는데도 대통령의 독단과 권력 남용을 방지하기 위한 절차적 요건을 경시해 비난받아 마땅하다"고 판결 이유를 밝혔다. 앞서 특검은 윤 전 대통령에게 법정형 상한선에 가까운 징역 10년을 구형한 바 있는데, 이에 절반에 해당하는 형이다.
계엄 국무회의 외관만 갖추려 일부 국무위원만 소집하고, 사후 계엄 선포문을 작성해 계엄의 절차적 하자를 은폐하려 한 혐의에 대해서도 재판부는 유죄로 봤다. 재판부는 "국무회의를 소집하는 경우 전원에게 소집을 통지해야 한다. 일부 국무위원에게만 소집을 통지하는 것은 심의권 침해"라며 "윤 전 대통령은 국무회의 소집을 통지받지 못한 7명 국무위원의 심의권을 침해했다"고 했다.
공수처에 수사 권한이 있었는지에 대해 재판부는 "공수처는 대통령의 직권남용 권리행사방해 혐의에 대해 수사할 수 있다. 내란 우두머리 혐의는 이 혐의 수사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드러나 관련 범죄로 수사할 수 있다"며 수사권을 인정했다. 그간 윤 전 대통령은 공수처 수사권이 없다는 이유로 불법 수사·불법 기소를 주장해 왔는데, 이를 받아들이지 않은 것이다.
윤 전 대통령은 지난해 1월 3일 대통령경호처 직원을 동원해 공수처의 체포영장 집행을 막게 한 혐의(특수공무집행방해 등)로 그해 7월 내란 특검팀(조은석 특별검사팀)에 구속기소 됐다.
12·3 비상계엄 선포 당시 국무회의 외관만 갖추려 일부 국무위원만 소집해 회의에 참석지 못한 국무위원 총 9명의 계엄 심의권을 침해한 혐의(직권남용 등)도 있다.
계엄 해제 후 한덕수 전 국무총리와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이 부서(서명)한 문서에 의해 계엄이 이뤄진 것처럼 허위 선포문을 만들고, 이후 이를 폐기한 혐의(허위 공문서 작성)도 받는다.
이외에도 '헌정질서 파괴 뜻은 추호도 없었다'는 허위 사실이 담긴 PG(press guidance, 언론 대응을 위한 정부 입장)를 외신에 전파하도록 지시하고, 여인형 전 국군방첩사령관 등의 비화폰 통신 기록 삭제를 지시한 혐의가 공소사실에 포함됐다.
앞서 지난달 26일 열린 결심공판에서 특검팀은 특수공무집행방해 등 혐의에 5년, 직권남용 등 혐의에 3년, 허위 공문서 작성 혐의에 2년 등 총 징역 10년을 구형했다.
이날 윤 전 대통령의 8개 재판 가운데 사법부의 첫 법적 판단이 나왔는데, 작년 8월 19일 첫 공판준비기일 이후 145일만이다. 윤 전 대통령의 4가지 내란 재판 중 첫 1심 종료다.
윤 전 대통령은 1심을 마무리한 체포방해 재판 외에 앞으로 모두 7개의 재판과 선고를 맞이해야 한다.
윤 전 대통령은 당장 다음주부터 재판에 임해야 한다. 주 1~2회 가량 기일이 잡혀있는 셈이다.
12·3 비상계엄 관련해서는 3건이 진행 중이다. 사형을 구형받은 내란 우두머리 혐의 재판은 휴정기(12월 29일~1월 9일)에도 5회 진행하면서 다음달 19일 선고만 남겨두고 있다.
아주경제=원은미 기자 silverbeauty@aju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