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가 주택공급을 가로막는 규제를 개선해 달라며 대정부 건의에 나섰다. 전세 사기와 공사비 상승 등으로 공급 여건이 악화된 가운데 절차 간소화와 제도 정비를 통해 주택 공급을 정상화하겠다는 취지다.
서울시는 주택공급 활성화를 위해 9건에 대한 규제 개선을 국무조정실에 건의했다고 16일 밝혔다. 건의는 △절차혁신과 △공급 활성화 △시민 재산권 보호 △품질·안전 강화(공사 낙찰제도 개선) 등 총 4개 분야에서 이뤄졌다.
공공주택 건립 심의 통합…절차 간소화 요청우선 시는 공공주택 건립에 대한 심의를 통합할 것을 건의했다. 절차를 간소화하고 중복된 단계는 없애야 주택공급 속도를 끌어올릴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이에 따라 공공주택사업 추진 시 사업계획 승인을 위해 거치는 통합심의에 '환경영향평가'와 '소방 성능위주설계 평가'를 포함해 줄 것을 건의했다. 기존에는 해당 평가들이 별도로 심의돼 사업계획 승인이 늦추는 요인이 됐다.
이외에도 소방 성능위주설계 평가도 건축위원회 심의 단계에서 통합 검토할 수 있도록 개선을 요청했다. 기존에는 건축위원회 심의 이전에 관할 소방서장에게 별도로 사전검토를 받다 보니 건축허가까지 장기간 소요되는 문제가 발생했다. 시는 건축심의 신청 단계부터 소방 성능위주설계 사전검토가 이뤄지면 최대 6개월가량 기간이 단축될 것으로 보고 있다.
도시형생활주택 주거용 층수 늘려야…소규모·비아파트 규제 완화 촉구청년·신혼부부 주거 숨통을 틔우기 위해 소규모·비아파트에 대한 규제를 완화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왔다.
시는 연립과 다세대주택에 해당하는 도시형생활주택의 경우 기존 5개 층에서 6개 층까지 주거용 층수를 완화할 것을 건의했다. 도시형생활주택 주거용 층수가 1개층 늘면 활발한 주거 공급이 이뤄질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소규모 주택을 지을 때 일조권 사선 제한이나 건물 사이 거리 기준도 합리적으로 완화해 줄 것을 요청했다. 일조권 사선제한 기준 등이 완화되면 위반건축물의 상당 부분이 해소되고, 소규모 주택 건설 여건이 개선돼 주택공급이 원활해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노후·불량건축물 산정 기준'에 대한 개선도 건의됐다. 현행법상 소규모 주택 정비사업을 추진하려면 해당 지역 건축물의 절반 이상이 노후·불량 건축물이어야 한다. 그러나 안전 문제로 공공기관이 이를 매입 또는 철거하면 노후 건축물 산정 대상에서 제외돼 정비사업 대상 요건을 충족하기 어려운 문제가 있었다.
정비사업 관리 강화…건설품질 제도 개선해야주택조합과 정비사업 관리 권한을 강화해 시민 재산권을 보호하고 건설 품질 향상을 위한 제도 개선이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나왔다.
시는 사업 초기 단계부터 서울시가 위법행위를 차단해 조합원 피해를 막을 수 있도록 지자체의 관리,감독 대상에 '지역·직장주택조합'까지 포함해 달라고 요청했다. 현행 주택법상 지역과 직장 주택조합은 사업계획 승인을 받기 전까지는 지자체 감독 대상에서 제외돼 위법행위가 발생해도 시정명령 등을 내릴 법적 근거가 부족하다는 지적이 제기돼 왔다.
아울러 정비사업 과정에 발생하는 불법행위를 담당 공무원이 직접 수사할 수 있도록 '특별사법경찰 권한' 부여 방안도 요청했다. 수사 권한이 부여되면 행정과 수사를 유기적으로 연계해 도시정비사업 전반의 투명성이 높아질 것으로 기대된다.
중·소규모 공사의 품질과 안전을 높이기 위해 300억원 이상 지자체 발주 건설공사에만 적용됐던 '종합평가낙찰제'를 100억원 이상 공사로 확대하는 방안도 건의했다. 현재는 입찰가격 낮은 자를 우선 심사하는 '적격심사제'로 인해 기술력을 가진 업체를 우선해 선정하기 어려운 점을 고려했다.
시는 이번 대정부 건의를 통해 신속한 주택 공급과 시민 재산권 보호가 이뤄질 수 있도록 정부와 지속적으로 협의해 나갈 계획이다. 이준형 서울시 규제혁신기획관은 "주택공급 속도는 시민 삶과 직결되는 문제"라며 "다각적인 규제 개선을 통해 시민 삶의 질을 끌어올리고 재산권을 보호해 나가겠다"라고 밝혔다.
이지은 기자 jelee0429@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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