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동영 통일부 장관은 한국발 무인기 침투를 주장하며 사과를 요구한 김여정 북한 노동당 부부장의 담화에 대해 “조사단의 결과가 나오는 대로 상응한 조치를 취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윤석열정부 당시인 2024년 10월 평양에 무인기를 보낸 일에 대해서는 이재명 대통령의 대응 필요성까지 시사했다. 이와 관련, 이 대통령 일본 방문을 수행한 위성락 국가안보실장은 “지금은 북한과 무엇을 하는 단계라기보다 우리 안에서 (경위를) 파악하는 단계”라며 냉정한 대응을 강조했다.
북한 조선중앙통신은 10일 한국의 무인기가 지난해 9월과 이달 4일에 북한에 침투했다며 관련 사진을 공개했다. 지난해 9월 북한의 전자공격을 받아 개성시 장풍군 논에 추락했다는 무인기이다. 평양=조선중앙통신연합뉴스 정 장관은 14일 진행된 통일부 산하기관 업무보고 모두발언에서 “군과 경찰의 합동조사단이 신속하게 움직이고 있다”며 “남북 간 일체의 소통채널이 끊어져 있어 공중에다 대고 서로의 뜻을 전달하는 지극히 부자연스럽고 비정상적인 상황이다. 채널이 복구되고 대화가 재개되길 희망한다”고 말했다. 그는 또 2024년 무인기 침투와 관련된 재판이 진행 중임을 전제하며 “결과가 나오면 대통령이 대응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2020년 서해 공무원 피격사건 당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유감을 표명한 전례를 거론하며 “그에 맞는 조치를 우리 정부도 취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북한 최고지도자를 언급한 것은 이 대통령의 직접적인 대응 필요성을 시사한 발언으로 해석될 수 있다. 이는 전날 밤 김 부부장이 담화를 발표해 무인기 침투 주장을 반복하며 “서울 당국(정부)은 공화국의 주권 침해 도발에 대해 인정하고 사과하며 재발 방지 조치를 강구해야 할 것”이라고 한 것에 대한 대응이다. 김 부부장은 담화에서 남북관계 개선을 “실현 불가능한 망상”이라고 일축하고, “주권에 대한 도발이 반복될 때에는 감당 못할 대가를 치르게 될 것”이라고 위협했다.
정동영 통일부 장관이 14일 서울 종로구 남북회담본부에서 열린 산하기관 업무보고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통일부 제공 위 실장은 일본 나라에서 열린 브리핑에서 북한의 주장에 대해 “군과 정부 측이 한 것은 없다”고 선을 그으며 냉정한 대응을 강조했다. 한국발 무인기 침투에 대한 설명, 사과를 요구하는 북한의 태도를 두고 ‘남북 간 대화가 열릴 여지가 있다’고 해석하는 일부 견해에 대해서는 “희망적 사고를 전개하는 사람들이 있지만 차분하고 담담하게 해야 할 일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북한과의 대화 접점이라는 측면이 아니라 여러 상황을 고려해야 한다”며 “북한이 과거 청와대와 용산 등으로 무인기를 보낸 것도 정전협정 위반인데 균형된 입장하에서 대처해야 한다”고 말했다. 위 실장은 이 자리에서 “(북한과의) 9·19 군사합의 복원을 검토하고 있고, 필요한 논의도 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그는 “합의 복원은 정부의 기본방향이고 대통령이 준 지침”이라며 “아직 최종 결론이 난 것은 아니고 논의가 진행 중”이라고 덧붙였다.
장민주 기자 chapter@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