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학자 통일교 총재가 지난 9월 17일 서울 종로구 KT광화문빌딩에 마련된 김건희 여사의 의혹을 수사하는 민중기 특별검사팀 사무실에 세 번의 소환 불응 만에 자진 출석하는 모습 [사진=연합뉴스] 통일교 교인들을 국민의힘에 집단 입당시켰다는 의혹으로 추가 기소된 김건희 여사와 한학자 총재 등의 1심 재판이 14일 시작됐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7부(부장판사 우인성)는 이날 오후 2시 20분부터 정당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김 여사와 한학자 통일교 총재, 건진법사 전성배씨, 정원주 전 통일교 비서실장, 윤영호 전 통일교 세계본부장의 1차 공판준비기일을 진행했다.
공판준비기일은 정식 공판에 앞서 피고인과 검찰 양측의 입장을 확인하고 심리 계획 등을 정리하는 절차이며, 피고인의 출석 의무가 없다. 이날 피고인들은 모두 불출석했다.
당초 첫 준비기일은 지난달 9일 시작될 예정이었으나, 일부 피고인 측 변호사의 기록·복사가 늦어져 재판부가 기일을 한 차례 연기했다.
이날 준비 절차에서 김 여사 측 변호인은 특검 측에서 제출한 증거가 부적절하다고 주장했다. 김 여사 측은 "특검 측에서 증거 정리를 너무 안 한 것 같다"며 "이 사건과 전혀 무관한 증거들이 기록에 너무 많다"고 말했다.
이에 특검팀은 "증거 정리가 안 됐다는 말은 그렇고, 공소장에 배경과 관련해서 기재가 돼 있다"며 "어떻게 정당법 위반인지 배경과 동기 등 관련된다고 판단해서 한 건데 정리가 필요하다면 하겠다. 신속히 재판할 수 있도록 정리하겠다"고 답했다.
양측 의견을 들은 재판부는 "증인신문 위주로 한 다음 거기서 나온 증거 외에는 기각하려고 한다"고 밝혔다.
피고인들은 이날 공소사실 인부에 대한 의견은 밝히지 않았다. 재판부는 공판준비기일을 한 차례 더 열기로 하고 오는 2월 3일 오전 10시 10분에 추가 기일을 지정했다.
한편, 정 전 실장 측은 출국허가서를 제출했지만, 재판부가 이를 불허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 전 실장 측 변호인은 이날 이에 대해 "가족들이 미국 국적인데 영주권을 갖고 있다. 6개월 내 입국 못하면 영구히 못 들어간다"며 또한번 간청했고, 재판부는 "다시 한번 생각해 볼 텐데 쉽지는 않을 것 같다"고 언급했다.
김 여사는 전씨와 공모해 2023년 국민의힘 전당대회를 앞두고 통일교 교인들을 집단 입당시킨 혐의로 김건희 특검팀(민중기 특별검사팀)에 의해 지난해 11월 추가 기소됐다.
특검팀은 김 여사가 전씨와 공모해 교인을 입당시켜 전당대회에서 자신들이 원하는 후보를 선출하게 했다고 보고 있다. 당대표 경선 관련 정당 대표자를 선출하려는 목적으로 경제적 이익이나 공사의 직을 약속했다는 것이다.
또한 한 총재가 2022년 11월 정 전 비서실장, 윤 전 본부장과 공모해 교인을 국민의힘에 입당시키는 방식으로 이를 뒷받침했다고 본다.
이로써 통일교 정책 지원 등의 재산상 이익 및 교단 몫의 국회의원 비례대표 자리 제공을 약속받은 뒤 승낙의 의사를 밝혔다는 게 특검팀 결론이다.
특검팀은 해당 당대표 선거를 앞두고 가입한 교인의 규모를 2000여 명대로 최종 특정한 것으로 파악됐다.
'통일교 집단 입당' 사건을 심리하게 된 형사합의27부는 △김 여사의 자본시장법 위반 등 혐의 사건 △한 총재의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 위반 사건 △권성동 국민의힘 의원의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 사건 △윤 전 본부장의 청탁금지법 위반 사건도 맡고 있다. 순직해병 특검팀이 기소한 윤 전 대통령의 '채상병 수사외압' 사건 역시 형사합의27부가 심리한다.
이중 김 여사의 자본시장법 위반 등 혐의 재판, 권 의원의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 재판, 윤 전 본부장의 청탁금지법 위반 사건은 변론이 종결됐다.
특검은 김 여사에게 징역 15년과 벌금 20억원, 권 의원과 윤 전 본부장에게는 각각 징역 4년을 구형했다. 재판부는 이달 28일 3명에 대한 1심 선고를 내린다.
아주경제=원은미 기자 silverbeauty@aju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