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총선, '2월 8일' 가닥…사상 최단 일정에 日정치권 긴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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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총선, '2월 8일' 가닥…사상 최단 일정에 日정치권 긴장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사진로이터연합뉴스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사진=로이터·연합뉴스]


일본에서 조기 총선 투표일이 2월 8일로 굳어지는 분위기다.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가 이달 23일 소집되는 정기국회 초반에 중의원(하원)을 해산하는 방안을 염두에 두고 선거 일정을 조율 중인 것으로 전해지면서, 일본 정치권은 사실상 총선 국면에 접어들었다.

요미우리신문은 14일 다카이치 총리가 중의원을 조기 해산할 경우 ‘1월 27일 공고, 2월 8일 투표’ 일정이 유력하게 검토되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 일정이 확정되면 선거 준비 기간은 16일에 불과해, 기시다 후미오 전 총리 시절의 17일보다도 짧다. 요미우리는 전후 일본 정치사에서 가장 짧은 선거 일정이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다카이치 총리는 당초 ‘2월 3일 공고, 2월 15일 투표’ 안도 검토했지만 정치 공백이 길어졌다는 비판을 피하기 위해 투표일을 최대한 앞당기는 쪽으로 무게를 옮긴 것으로 전해졌다. 요미우리는 투표일까지 기간을 줄여 국회 예산안 심의에 미치는 영향을 최소화하려는 계산이 깔려 있다고 전했다.

일본에서는 통상 3월 말까지 예산안을 처리하는 것이 관례다. 다카이치 총리는 정기국회 소집 이후 예산안 심의를 우선시하겠다는 입장을 유지해 왔고, 70% 안팎의 높은 지지율에도 불구하고 조기 총선론을 한동안 선을 그어 왔다. 그러나 자신의 ‘대만 유사시 개입 시사’ 발언 이후 중·일 갈등이 격화되면서 오히려 지지율 상승을 견인하고 있고, 한편으론 중국의 경제적 압박이 본격화하기 전에 총선을 치르는 것이 유리하다고 판단해 입장을 바꾼 것으로 보인다.  

다만 변수도 남아 있다. 2월 8일에는 무함마드 빈 자이드 알 나흐얀 아랍에미리트(UAE) 대통령의 국빈 방문 일정이 잡혀 있어 선거 관리에 부담이 될 수 있다. 요미우리는 선거관리위원회가 준비를 서두르고 있지만, 상황에 따라 투표일이 조정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전망했다.  

여론의 흐름은 엇갈린다. NHK가 지난 10~12일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다카이치 내각 지지율은 62%로 여전히 높은 수준이지만 전달 대비 하락세(2%포인트)를 보였다. 정당 지지율은 자민당이 30%대 초반을 유지하는 가운데, 야당은 분산돼 있다. 이런 상황에서 연립정권을 이탈한 공명당은 입헌민주당과 선거 협력 가능성을 타진하며 판 흔들기에 나선 모양새다. 아사히신문은 양당의 협력 수준에 따라 선거 구도가 크게 달라질 수 있다고 전했다.

한편 니혼게이자이신문은 다카이치 총리가 고물가 대책 성과를 먼저 내겠다고 밝혀 왔던 기존 입장과 조기 총선 추진 사이에 명분의 괴리가 있다는 비판이 여야에서 나오고 있다고 전했다. 정권 내부에서도 예산안 처리 우선론이 남아 있어, ‘2월 8일 총선’은 속도전과 정치적 부담을 동시에 안은 선택이 될 전망이다.


아주경제=최지희 도쿄(일본) 통신원 imzheeimzhee@aju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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