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전문기업 DB하이텍이 차세대 전력반도체 공정 개발을 완료했다. 내달 말까지 고객이 제품을 시험 생산할 수 있는 멀티 프로젝트 웨이퍼(MPW)를 제공할 방침이다.
DB하이텍은 650V 전계모드 갈륨나이트라이드 고전자이동도 트랜지스터(E-Mode GaN HEMT) 공정 개발을 마무리 짓고, GaN 전용 MPW를 10월 말 고객에 제공할 계획이라고 11일 밝혔다.

GaN 소재 반도체는 기존 실리콘(Si) 기반의 반도체에 비해 고전압·고주파·고온에 강하며 전력 효율이 높다. 실리콘카바이드(SiC) 등과 함께 최근 차세대 전력반도체로 각광받고 있다. 특히 전기차·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고속 충전·5G·로봇 등 신규 고성장 분야에서 수요가 급증하는 추세다.
시장조사기관 욜디벨롭먼트에 따르면 GaN 시장은 2025년 5억3000만 달러에서 2029년 20억1300만 달러로 연평균 약 40% 수준의 빠른 성장세를 거듭할 전망이다. 특히 DB하이텍이 새로 개발한 제품은 고속 스위칭과 안정성이 특징으로, 전기차 충전기와 데이터센터 전력변환기 등에서 활용도가 높다.
DB하이텍은 시장이 초기 단계이던 2022년부터 GaN·SiC 등 화합물반도체를 차세대 사업으로 정하고 공정 개발을 진행해왔다. DB하이텍 관계자는 "세계 최초로 0.18㎛ 복합전압소자(BCDMOS)를 개발하는 등 실리콘 기반 전력반도체에서 이미 글로벌 기술경쟁력을 인정받고 있다"며 "GaN 공정의 추가로 전력반도체 파운드리 기업으로서 회사의 경쟁력이 더욱 강화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했다.
DB하이텍은 이번 650V GaN HEMT 공정 개발을 시작으로 집적회로(IC) 형태로 설계할 수 있는 200V GaN 공정과 650V GaN 공정을 내년 말까지 순차 개발할 예정이다. 이후에는 시장 상황과 고객 수요 등을 고려해 더 넓은 전압대까지 공정을 확장하며 사업 기반을 견고히 한다는 계획이다.
아울러 충북 음성군에 있는 상우캠퍼스에 클린룸 확장을 추진 중이다. 회사 측에 따르면 신규 클린룸은 8인치 웨이퍼 월 3만5000장을 증설할 수 있는 규모로, GaN·BCDMOS·SiC 등이 생산될 예정이다. 증설이 완료되면 DB하이텍의 생산능력은 현재 15만4000장 대비 23% 증가한 19만장이 된다.
장희준 기자 junh@asia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