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 대통령 14년 만에 日 지방 방문…정상회담 열린 ‘나라’는 어디? [한·일 정상회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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韓 대통령 14년 만에 日 지방 방문…정상회담 열린 ‘나라’는 어디? [한·일 정상회담]
양국 외교 서울·도쿄 중심서 탈피 ‘수도권 일극 집중 해소’ 의미 내포 교토와 함께 손꼽히는 고도 ‘나라’ 백제계 도래인 기술 전파 등 인연
한국 대통령이 일본 총리와의 양자회담을 위해 도쿄가 아닌 지방을 찾은 것은 약 14년 만이다. 이시바 시게루 전 총리가 지난해 9월 부산을 방문한 데 이어 이재명 대통령이 13일 나라현을 찾은 것을 두고 일본은 셔틀외교의 성숙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이재명 대통령과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가 13일 나라현 회담장에서 열린 한일 확대 정상회담에 앞서 기념촬영을 마친 뒤 인사하고 있다. 뉴시스 앞서 문재인 전 대통령이 교토를, 윤석열 전 대통령이 히로시마를 각각 찾은 적이 있지만 모두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등 다자외교 무대였다.

한국 대통령이 양자외교 차원에서 일본의 지방을 찾은 것은 2011년 12월 이명박 전 대통령의 교토 방문이 마지막이었다. 당시에는 양국 정상이 위안부 문제로 설전을 벌였고, 이후 관계가 냉랭해졌다.

하지만 이번에는 이 대통령이 미래지향적 협력을 기조로 나라를 찾으면서 일본에서는 “셔틀외교의 단계가 올라갔다”(외무성 간부)는 평가가 나온다고 아사히신문이 이날 전했다. 2004년 시작된 한·일 셔틀외교가 ‘서울·도쿄’ 일색을 벗어나 한층 확장되고 성숙해졌다는 뜻이다. 양국 정상의 지방 교차 방문은 한·일 공통 과제인 ‘지방 소멸’ 문제의 해결책 모색에 힘을 모은다는 의미도 내포하고 있다.

나라는 다카이치 사나에 총리의 고향이자 1993년 이후 10선을 한 정치적 근거지이다. 지난해 10월 이 대통령이 나라 방문을 제안하자, 다카이치 총리는 “나라라는 말은 한국말로 ‘국가’를 뜻한다는 걸 나라 주민들도 잘 알고 있다”고 화답한 바 있다.

14일 백제인 손길 담긴 호류지 방문 이재명 대통령과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가 13일 나라현 나라시에서 정상회담을 개최했다. 사진은 양 정상이 14일 함께 방문하는 나라현 호류지 사원 전경. 도쿄=연합뉴스 나라현 중심도시인 나라시는 일본의 옛 수도로, 교토와 함께 손꼽히는 고도(古都)다. 나라시에 있었던 헤이조큐(平城宮)는 8세기 일본 수도였다. 백제계 도래인들이 불교나 건축기술 등을 전파한 것으로도 알려지는 등 한반도와도 인연이 깊다. 도래인은 5∼6세기 중국, 한반도에서 일본으로 간 이들을 뜻한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이를 언급하며 나라를 ‘한·일 교류의 원점’이라고 표현했다.

이 대통령은 14일 ‘백제관음상’이 있는 호류지(法隆寺)를 둘러볼 예정이다. 다카이치 총리는 이날 공동언론발표에서 “나라는 예로부터 한국과 깊은 관계가 있다”며 “양국 교류의 역사, 사람과 사람 간 연결의 중요성을 되새기면서 내일은 이 대통령을 호류지로 안내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나라시는 신라 천년고도인 경주와 56년째 자매 결연을 이어오고 있기도 하다.

도쿄=유태영 특파원 anarchyn@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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