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 그깟 개밥이라고?… 석학들이 K-실리콘밸리에서 연구하는 펫푸드인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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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 그깟 개밥이라고?… 석학들이 K-실리콘밸리에서 연구하는 펫푸드인댕!
-마곡 ‘우리와 펫푸드 연구소’ 가보니
우리와 펫푸드 연구소 내부에 시설 명칭과 목표가 적혀 있다. 박재림 기자 최광용 우리와 대표가 우리와 펫푸드 연구소 개소식에서 환영사를 전하고 있다. 박재림 기자
“이곳 연구소를 통해 국산 펫푸드의 한계를 극복하고, 세계 속 K-펫푸드 시대를 열겠다. ”

토종 펫푸드 기업 우리와(Wooriwa)가 국내 최대 규모의 전문 연구시설 ‘우리와 펫푸드 연구소’를 설립했다. 한국형 실리콘밸리라 불리는 서울 강서구 마곡동의 보타닉게이트지식산업센터 3층에 터를 잡고 지난 13일 개소식을 가졌다. 최광용 우리와 대표는 이날 환영사에서 “그간 국내 펫푸드 산업은 기반이 약했던 게 사실이고, 시장에서는 여전히 해외 기술 및 브랜드가 주류”라며 “이러한 구조적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서 만든 공간”이라고 강조했다.

◆“반려동물이 가족인 시대… 펫푸드가 수명과 건강 가른다”

최 대표는 “국내 반려인구는 1500만 명을 넘었고, 펫푸드 시장 규모는 2조원에 육박한다”며 “반려동물을 가족으로 받아들이는 펫휴머니제이션(Pet Humanizantion) 경량이 강해지는 오늘날, 펫푸드는 반려동물을 위한 단순 먹거리가 아닌 수명과 건강을 결정하는 핵심 분야”라고 짚었다.

다만 해외 브랜드 제품들이 국내 시장을 과반수 이상 점령한 실정에서 우리와는 ‘한국형 사료’의 필요성을 지난 수년간 강조해왔다. 품종이 다양하고 야외 활동이 잦은 반려동물에 맞춘 미국 및 유럽 회사들이 만든 펫푸드와, 비교적 품종이 적고 실내 생활을 해서 활동량이 적은 한국의 반려동물을 위한 펫푸드는 다를 수밖에 없다는 것.

김후덕 우리와 펫푸드 연구소장이 개소식에서 연구소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박재림 기자
이에 한국의 반려견·반려묘를 위한 맞춤형 사료를 개발하고, 제품의 과학적 검증과 산업적 실증 수행, 원료 평가부터 가공 공정 검증, 품질 및 안전성 분석까지 반려동물 사료 전 주기를 아우르는 종합 연구를 수행하기 위해 펫푸드 연구소를 기획했고 약 1년여의 준비 기간을 거쳐 이날 공식적으로 문을 열었다.

◆국내 최초 ‘익스트루더 파일럿룸’… 석·박사급 전문가 집결

우리와 펫푸드 연구소는 전체 면적 1150㎡(약 350평), 실면적 860㎡(260평) 공간에 7개 룸으로 구성됐다. 건식사료의 원료를 분쇄하는 ‘그라인딩&믹싱룸’, 연구한 사료를 직접 제조할 수 있는 ‘파일럿룸’, 습식 제품 및 원료 제평 평가와 전체 제품에 대한 관능 평가를 하는 ‘센서리룸’, 성분 분석 및 정밀 계량을 위한 전처리를 진행하는 ‘일반성분 분석실’, 미네랄·식이섬유·총 에너지 분석을 진행하는 ‘ICP실’, 잔류농약·곰팡이 독소 등 위해요소 및 비타민·아미노산 등 미량 물질을 분석하는 ‘GC/LC실’, 다양한 온·습도 조건 아래 경시 평가를 하는 ‘챔버룸’이다.

박창우 우리와 수석연구원이 우리와 펫푸드 연구소 내 ‘센서리룸’을 설명하고 있다. 박재림 기자 우리와 펫푸드 연구소의 파일럿룸에 사료 제조시설인 익스트루더가 구비돼 있다. 박재림 기자
이날 개소식에는 연구소를 직접 둘러보는 투어 프로그램도 진행됐다. 국내 펫푸드 연구소 최초로 ‘익스트루더(사료 제조시설)’가 구비됐다는 파일럿룸이 가장 인상적이었다. 가이드로 나선 박창우 우리와 수석연구원은 “제조공장인 펫푸드키친 200분의 1 규모로 꾸민 공간”이라며 “메인 키친은 시간당 10톤 이상 제품이 생산되는 곳이라 연구가 어렵다. 파일럿룸 덕분에 재료, 크기, 제형 등 연구 내용을 실제로 시험해볼 수 있다”고 의미를 강조했다. 연구 결과가 논문이나 보고서에 머무는 게 아닌 실질적인 제품 경쟁력으로 연결된다는 것.

생육 원료 반죽기, 악취저감장치, 중금속 확인 시설 등도 눈에 띄었다. 이러한 최신식 장비를 활용하는 인력도 스페셜리스트들이다. 김후덕 연구소장 이하 석·학사급 전문가 13명으로 꾸려졌다.

최 대표는 “국내 최초의 펫푸드 연구소는 아니지만, 최대 규모의 반려동물 전 연구소이자 외부 기관의 도움 없이 자체적으로 모든 연구의 시작과 끝을 다룰 수 있는 곳”이라고 자부했다.

우리와 펫푸드 연구소의 연구원이 연구를 수행하고 있다. 박재림 기자
◆“우리가 만든 우리와 K-펫푸드… 동남아 넘어 남미·유럽·중동까지”

우리와는 이미 최신식 자체 생산시설을 보유했다. 2020년 충북 음성군에서 문을 연 우리와 펫푸드 키친으로, ANF·웰츠·이즈칸·프로베스트·V.O.M RX 등 10여개 자체 브랜드 제품을 생산한다. 2023년 업계 최초로 ‘전 제품 품질 책임제’를 도입한 펫푸드 키친은 그 명칭부터 남다른 의미를 품고 있다. 일반적으로 사료공장이라 칭하는 곳을 ‘반려동물의 식사를 위한 주방’으로 인식하는 것. 아울러 생산팀장은 ‘쉐프’라고 불리며 200가지에 달하는 배합비는 ‘레시피’로 통한다.

이러한 펫푸드 키친에 이어 펫푸드 연구소를 갖춘 최 대표는 “반려동물 생애주기에 맞춘 맞춤형 펫푸드의 연구부터 생산까지 전 과정이 완성된 것”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국내 최대 규모의 반려동물 사료 전문 연구시설인 ‘우리와 펫푸드 연구소’의 개소식에서 주요 관계자들이 테이프 커팅식을 하고 있다. 왼쪽부터 김후덕 우리와 연구소장, 이은찬 대한수의과대학학생협회장, 김현유 KK9레스큐 대표, 김정욱 농림축산식품부 농식품혁신정책실장, 최광용 우리와 대표, 한정애 더불어민주당 의원, 김재영 국경없는수의사회 대표, 황미숙 전국길고양이연합회 이사장. 박재림 기자
우리와의 궁극적인 목표는 직접 연구하고 개발해서 만든 펫푸드로 한국은 물론 세계 반려인의 선택을 받는 것이다. 2019년 미국 브랜드 ANF 통합 이후 국내 펫푸드 시장 점유율 1위를 수성하고 있는 우리와는 베트남, 태국, 말레이시아, 일본 등 아시아 7개국에 수출하며 최근 2년 연속 연간 수출액 600만 달러(약 88억원)를 돌파했다.

더 많은 나라로 뻗어나가기 위한 준비도 멈추지 않는다. 올해 중 멕시코와 러시아로 수출이 기대되는 상황이며, 과테말라와 칠레와 협상 중. 이곳 펫푸드 연구소에서 장거리 수출 컨테이너 안에서도 제품이 변질되지 않는 방법을 연구하는 것도 같은 이유다.

최 대표는 “한국을 기준으로는 인도부터 중동을 거쳐 서유럽까지 서진(西進), 미국 법인을 기준으로는 남하(南下) 전략을 펼치며 해외 수출 비중을 계속 늘일 것”이라고 강조했다. 회사는 2030년 수출액 3000억원을 목표로 삼고 있다.

한정애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우리와 펫푸드 연구소 개소식에서 축사를 하고 있다. 박재림 기자
한정애 더불어민주당 의원 “국회 냥이들도 우리와 사료 먹어”

이날 개소식에는 한정애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김정욱 농림축산식품부 농식품혁신정책관, 김재영 국경없는수의사회 대표, 동물보호단체 KK9레스큐의 김현유 대표, 황미숙 전국길고양이연합회 이사장, 이은찬 대한수의과대학학생협회장 등과 함께 자리했다.

한 의원은 연구소가 소재한 강서구 지역 국회의원이자 동물복지국회포럼 대표로서 축사를 전하며 우리와와의 특별한 인연을 소개했다. 한 위원은 “2017년부터 국회에 길고양이 급식소(5개소)를 두고 길고양이들을 보살핀다”며 “우리와에서 공익 목적으로 기부한 사료로 급여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동석한 김재영 대표는 “국회 냥이들의 주치의로 활동하고 있다”며 웃었다.

고양이 둘을 모시는 집사인 한 의원은 K-펫푸드가 전 세계로 수출되길 바란다며 할랄푸드로 만든 중동 맞춤 펫푸드라는 아이디어를 제시하기도 했다.

박재림 기자 jamie@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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