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 대통령의 日 지방 방문은 14년만”…셔틀외교 한 단계 성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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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韓 대통령의 日 지방 방문은 14년만”…셔틀외교 한 단계 성숙
이재명 대통령이 13일 일본 나라현을 찾아 다카이치 사나에 총리와 정상회담을 갖는다. 일본 매체들은 “한국 대통령이 양자 외교 차원에서 일본의 지방을 찾는 것은 14년 만”이라며 셔틀 외교가 한 단계 성숙했다는 데 의미를 부여했다.

요미우리신문은 이날 한·일 정상회담 소식을 전하며 “양국 정상이 상대국을 상호 방문하는 셔틀 외교가 재개된 이래 (일본 총리가) 일본의 지방에서 (한국) 대통령을 단독으로 맞이하기는 처음”이라고 전했다.
이재명 대통령과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가 2025년 10월 30일 경북 경주 APEC 정상회의장에서 한일 정상회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뉴시스 앞서 문재인 전 대통령이 교토를, 윤석열 전 대통령이 히로시마를 각각 찾은 적이 있지만 모두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등 다자외교 무대였다.

한국 대통령이 양자외교 차원에서 일본의 지방을 찾은 것은 2011년 12월 이명박 전 대통령의 교토 방문이 마지막이었다. 이 전 대통령은 당시 “양국 미래관계의 걸림돌인 일본군 위안부 문제를 우선적으로 해결해야 한다”고 일본의 성의 있는 자세를 요구했고, 노다 요시히코 당시 일본 총리는 “(한·일 청구권 협정 등을 통해 완전히 종결됐다는) 우리의 법적 입장은 반복하지 않겠다”고 맞서면서 날선 신경전을 벌였다.

이재명 대통령이 “과거를 직시하되, 협력할 부분은 협력하면서 서로 손잡고 미래를 향해 함께 나아가자”는 기조로 이번에 나라를 찾으면서 일본 내에서는 “셔틀 외교가 한 단계 상승했다”(외무성 간부)는 반응이 나온다고 아사히신문은 전했다.

지난해 9월 이시바 시게루 당시 일본 총리가 부산을 찾은 데 이어 이 대통령이 이번에 나라를 찾으면서 ‘서울·도쿄’ 중심의 셔틀 외교 무대가 한층 넓어지고 더욱 성숙해졌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한·일 정상이 상대국 수도가 아닌 지방을 찾는 것은 양국 공통 과제인 ‘수도권 일극 집중’ 현상의 해결책 모색에 힘을 모은다는 의미도 내포하고 있다.

이번에 이 대통령이 방문하는 나라는 다카이치 총리의 고향이다. 이 대통령이 지난해 10월 경주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에이펙) 정상회의를 계기로 다카이치 총리를 만났을 때 나라 방문을 제안했고, 다카이치 총리는 “나라라는 말은 한국말로 ‘국가’를 뜻한다는 걸 나라 주민들도 잘 알고 있다”고 말한 바 있다.
한일 정상회담을 위해 일본을 방문한 이재명 대통령과 김혜경 여사가 13일(현지 시간) 오사카 간사이 국제공항에 도착해 인사하고 있다. 뉴시스 나라현 중심 도시인 나라시는 일본의 옛 수도로, 현재 교토와 함께 손꼽히는 고도(古都)다. 백제계 도래인들이 나라에서 불교나 건축 기술 등을 전파한 것으로 알려지는 등 한반도와도 인연이 깊다. 도래인은 고대에 한반도와 중국 등지에서 일본으로 건너가 기술과 문화를 전파한 사람들을 뜻한다.

두 정상은 13일 나라시 호텔에서 회담하고 14일에는 ‘백제관음상’이 있는 호류지를 함께 둘러볼 예정이다.

이 대통령은 전날 NHK방송과 인터뷰에서 “나라는 경주처럼 천년고도”라면서 “혹시 기회가 된다면 다음에 (다카이치 총리를) 제 고향 안동으로 한번 초청하고 싶다”고 말하기도 했다.

도쿄=유태영 특파원 anarchyn@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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