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함상범 기자] ‘아시아의 별’ 보아가 25년간 몸담았던 친정 SM엔터테인먼트(이하 SM)를 떠난다. K팝이 구축되지 않았던 시절, 홀로 오리콘 1위라는 금자탑을 쌓아 올린 ‘선구자’의 아름다운 이별이다.
SM엔터테인먼트는 지난 12일 “당사는 보아와 오랜 시간 깊이 있는 논의를 거쳐, 12월 31일을 끝으로 25년 동행을 마무리하기로 협의했다”고 공식 발표했다. SM은 “보아는 25년 동안 명실상부 SM의 자부심이자 자랑이며 상징이었다”며 “새롭게 펼쳐질 보아의 앞날에 많은 사랑과 관심 부탁드린다”고 전했다.
보아 역시 SM과의 전속계약 종료 소식이 전해진 후 “아낌없이 주고받은 만큼, 미련 없이 떠납니다. 함께한 시간에 감사드리며, 앞으로도 빛나는 에스엠엔터테인먼트를 응원하겠습니다. 고마웠습니다”라는 글을 남기며 이별의 인사를 전했다.
◇ ‘SM 그 자체’였던 25년…K팝의 길을 닦다
보아와 SM의 25년은 그 자체로 K팝의 역사였다. 1998년 초등학교 6학년 때 이수만 전 총괄 프로듀서에게 발탁된 보아는 혹독한 트레이닝을 거쳐 2000년 만 13세의 나이로 데뷔했다. 데뷔곡 ‘ID; Peace B’부터 남다른 재능을 뽐낸 그는 곧바로 일본 시장으로 눈을 돌렸다.
결과는 대성공이었다. 2002년 발매한 일본 정규 1집 ‘리슨 투 마이 하트(Listen to My Heart)’로 한국 가수 최초 오리콘 일간, 주간 차트 1위를 휩쓸었다. 앨범 판매량 100만 장을 돌파했다. SM의 철저한 현지화 전략과 보아의 압도적인 실력이 빚어낸 성과였다. 그의 성공은 이후 동방신기, 소녀시대, 카라 등 후배 그룹들이 일본 시장에 진출하는 탄탄한 교두보가 됐다.
이후 미국 빌보드 메인 차트 진입(2009년) 등 숱한 ‘최초’의 기록을 써 내려간 보아는 2014년 비등기 이사로 선임되며 경영에도 참여했다. SBS ‘K팝 스타’의 심사위원으로 나선 보아는 영역을 확장했다. 아티스트이자 크리에이티브 디렉터로서 신인 그룹 제작에 관여한 것. 이제껏 꾸준한 인기를 지속하는 SM 후배들의 곳곳엔 보아의 정성이 묻어있다.
◇ FA 대어 보아, 어디로 향할까?…‘독자 노선’ vs ‘A20 합류’
25년 만에 자유의 몸이 된 보아의 다음 행보에 가요계의 이목이 쏠린다. 시대를 풍미한 아티스트이자, 주식회사의 이사 직함까지 갖췄던 만큼 운신의 폭이 넓다.
가장 유력한 시나리오는 ‘독자 레이블 설립’이다. 일각에서는 보아가 이미 하나의 브랜드로서 인정받았으며, 음악적 색깔이 뚜렷하고 프로듀싱 능력도 검증된 터라 1인 기획사나 독자 레이블을 차려 새로운 활동을 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YG엔터테인먼트 프로듀서에서 더블랙레이블 수장이 된 테디가 대표적인 예다. 보아가 독자 레이블 설립하는 게 현 시점에선 가장 자연스럽다.
이수만 전 총괄 프로듀서와의 재회 가능성도 조심스럽게 제기된다. 이 전 총괄은 최근 ‘A20 엔터테인먼트’를 설립하고 활동을 재개했다. 보아가 ‘이수만의 키즈’로 불리며 각별한 인연을 맺어온 만큼, 그의 새로운 둥지에 합류할 수 있다는 관측이다. 다만 현실성이 매우 높은 상황은 아니다.
한 가요 관계자는 “이수만 회장이 국내 활동에서 경업금지 기간이기도 하고, A2O엔터테인먼트엔 유영진 프로듀서가 있기도 해서 보아의 합류 여부는 시기상조로 볼 수 있다”고 내다봤다.
배우 활동에 무게를 실을 수도 있다. 지난해 드라마 ‘내 남편과 결혼해줘’ 등에서 연기 변신을 시도했던 만큼 배우 전문 매니지먼트와 손을 잡고 연기 스펙트럼을 넓히는 데 집중할 가능성도 열려 있다.
모두 예측일 뿐이다. 분명한 건 보아의 제2막이 시작됐다는 것이다. SM이라는 거대한 배경을 벗어던진 것 자체가 도전의 서막이 열린 셈이다. 어떤 새로운 모습으로 대중 앞에 설지, ‘아시아의 별’이었던 만큼 무엇을 하든 화제의 중심이 될 테다. intellybeast@sportsseo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