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 의장이 미 법무부의 형사 기소 가능성에 직면하자 옐런 그린스펀·벤 버냉키·재닛 옐런 등 전직 통화·재무당국 수장들과 저명학 경제학자들이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를 공개 비판하며 파월 의장을 지지하고 나섰다.
전직 통화·재무당국 수장들은 12일(현지시간) 발표한 공동성명을 통해 "파월 의장에 대한 형사 조사 보도는 중앙은행의 독립성을 약화시키기 위해 기소 권한을 동원하려는 전례 없는 시도"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이어 "이는 제도적 기반이 취약한 신흥국에서 나타나는 통화정책 결정 방식으로, 인플레이션과 경제 전반의 기능에 심각한 부정적 결과를 초래해 왔다"며 "법치주의를 경제적 성공의 토대로 삼아온 미국에는 결코 어울리지 않는 일"이라고 강조했다.
성명은 또 "Fed의 독립성과 이에 대한 대중의 신뢰는 물가 안정, 최대 고용, 적정 수준의 장기 금리라는 의회가 부여한 목표를 달성하는 데 핵심적"이라며 중앙은행의 독립성 훼손은 미국 경제 전반에 심각한 위험을 초래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번 성명에는 공화·민주 양당 출신을 아우르는 전·현직 경제 정책 핵심 인사들이 대거 참여했다. Fed 의장을 역임한 그린스펀, 버냉키, 옐런을 비롯해 재무장관을 지낸 헨리 폴슨, 티머시 가이트너, 로버트 루빈, 제이컵 루가 서명했다. 정파를 달리하는 행정부에서 통화·재정 정책을 이끌었던 인사들이 한목소리를 냈다는 점에서 이번 성명은 초당적 성격이 두드러진다. 또 글렌 허버드, 케네스 로고프, 재러드 번스타인 등 미국을 대표하는 경제학자들도 동참했다.
앞서 파월 의장은 전날 워싱턴 D.C. 연방검찰청으로부터 지난해 6월 Fed 본부 리모델링과 관련해 상원 은행위원회에서 했던 증언과 관련해 형사 기소 가능성을 통보받았다고 밝혔다. 정치권과 금융시장에서는 이번 수사가 Fed 본부 공사 비용 문제를 계기로, 금리 인하 요구에 응하지 않는 파월 의장을 겨냥한 트럼프 행정부 차원의 압박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이와 관련해 옐런 전 장관은 이날 CNBC와의 인터뷰에서 "극도로 오싹한(extremely chilling) 상황"이라며 "시장이 이 사안을 더 심각하게 받아들이지 않는 점이 오히려 놀랍다. 이는 분명 더 우려해야 할 문제"라고 밝혔다. 그는 또 "그들이 파월을 겨냥하는 이유는 그의 자리를 원하고, 그를 몰아내고 싶어 하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옐런 전 장관은 국가 부채 이자 부담을 줄이기 위해 통화정책을 활용하려는 시도에 대해서도 무책임하다고도 비판했다. 그는 "연방정부 부채의 이자 비용을 낮추기 위해 Fed가 금리를 인하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대통령이 있다"며 "난 이에 전적으로 동의하지 않는다. 그것은 바나나 공화국으로 가는 길"이라고 직격했다.
옐런 전 장관은 2014~2018년 Fed 의장을 지냈으며, 전임 조 바이든 행정부 시절 재무부 장관을 역임했다. 파월 의장은 옐런 장관의 후임으로 Fed 의장에 올라 현재까지 중앙은행을 이끌고 있다.
뉴욕=권해영 특파원 roguehy@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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