랜드 폴 상원의원 [사진=AFP·연합뉴스]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이란에 대한 군사개입 방안을 보고받은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미 상원 일각에서는 이에 대한 회의적인 반응이 나오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로이터 통신은 11일(현지시간) 일부 상원의원들이 이란에 대한 군사 옵션이 미국에 최선의 접근법인지에 대해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공화당 소속 랜드 폴 상원의원은 미국 ABC뉴스에 출연해 이란에 대한 군사 개입이 의도치 않은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한 나라를 폭격하면 국민은 외국이 침입해 자신들을 공격한다고 인식하고 결집하는 경향이 있다"며 미국의 개입이 이란 국민을 정부 편으로 결집시키는 역효과를 낼 우려가 있다고 지적했다.
폴 의원은 "폭격은 해결책이 아니며 헌법에서도 대통령이 내키는 대로 다른 나라를 폭격하도록 허용하고 있지 않다"며 "가장 좋은 방법은 시위대를 독려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트럼프 대통령이 베네수엘라에 대한 추가 군사 작전을 벌이지 못하도록 하는 '전쟁 권한 결의안'의 공동 발의자이기도 하다.
민주당 소속 마크 워너 상원의원도 폭스뉴스와 CNN 인터뷰에서 폴 의원과 유사한 시각을 내비쳤다. 워너 의원은 미국이 이란을 공격할 경우, 이란 정권조차 해내지 못한 수준으로 이란 국민을 미국에 맞서 단결시키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그는 "미국이 마지막으로 이란에 군사개입을 한 것은 1953년이었는데, 대부분의 역사학자는 그 일이 결국 1970년대 후반 이슬람 정권의 부상으로 이어지는 결과를 초래했다고 보고있다"고도 짚었다. 이는 미국이 1953년 '아약스 작전'을 통해 모하마드 모사데크 정권을 전복하고 친미 성향의 팔레비 왕정을 복귀시켰으나, 이후 1979년 이슬람 혁명으로 이어진 점을 염두에 둔 발언이다.
워너 의원은 반정부 시위에 대한 외부 지원은 군사 개입이 아니라 국제적 압박의 형태로 이뤄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반면 트럼프 대통령의 측근으로 알려진 공화당 소속 린지 그레이엄 상원의원은 군사 개입을 포함한 강경 대응을 공개적으로 지지했다. 그는 폭스뉴스에서 자신이 대통령이라면 국민을 죽이는 지도자를 제거할 것이라며 "이 사태를 끝내야 한다"고 촉구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 반정부 시위가 시작된 이후 이란 정권이 평화적 시위자들을 살해할 경우 군사적으로 개입할 수 있다고 수차례 경고해왔다. 월스트리트저널(WSJ)과 뉴욕타임스(NYT)는 트럼프 대통령이 이미 군사 개입 옵션을 보고받고 실행 여부를 검토 중이라고 보도한 바 있다.
WSJ은 미 국방·외교 당국자들이 오는 13일 트럼프 대통령에게 사이버 공격과 추가 제재, 군사적 선택지 등 이란에 대한 구체적인 개입 방안을 보고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다만 이란 측은 미국이 공격을 감행할 경우 역내 미군 기지를 표적으로 삼겠다고 경고하며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황진현 기자 jinhyun97@ajunews.com